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굴까? 만약 행복과 쾌감, 고통 등등의 감정을 그래프로 나타내 적분해서 더한 값을 비교해서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면? 아마 남들 보기에 지루하고 뻔한 일상을 살면서도 만족하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뇌과학적으로 타당한 설명이다.
지루하고 뻔한 일상을 못견디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응력도 떨어지고, 뇌 속 행복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쾌락 회로가 잘 작동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뭔가 자극적인 것을 하지 않으면 행복과 즐거움을 못느낀다. 그런 사람은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들을 하기 때문에, 남들이 보기엔 굉장히 인생을 즐기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렇게 다양한 일들을 벌이는 사람들을 '멋진 인생'을 사는 인물로 묘사하곤 한다.
사회적 평가 기준에서는 '멋진 인생'을 사는 인물일 수 있지만, 실은 그들은 도파민에 중독된 사람일 뿐이다. 그들의 뇌 속 행복 회로는 점점 더 강한 도파민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런 활동이 잠시라도 멈추면 곧바로 괴롭고 지루한 고통으로 빠져들게 된다.
지루하고 뻔한 일상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실은 천성적으로 '행복한 성향'을 타고난 사람이다. 타고난 천재를 못이기듯, 천성적으로 행복한 뇌를 타고난 행복 천재다. 그들은 무엇을 해도 행복할 줄 안다. 비록 겉보기에 그들의 일상은 늘 지루하고 뻔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지 몰라도.
인생의 실체는 눈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 골방에 쳐박혀 매일 그림만 그리고 글만 쓰는 히키코모리 같은 사람이, 알고보면 평균적인 대부분의 사람보다 훨씬 더 행복할 수 있다. 그들이 골방에 쳐박혀 매일 그림과 글에만 몰두하는 이유는, 그게 그만큼 즐겁기 때문이다. 얼마나 즐거우면 매일 똑같은 공간에 쳐박혀 있는 것을 견디겠는가. 사람들의 상식은 현상의 실재와 다른 경우가 많다.
여행 중독인 사람들, SNS로 화려한 일상을 보여주는데 집착하는 사람들 중 의외로 늘 공허하고 쉽게 우울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SNS와 유튜브 스타들 중 가끔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우울증에 빠져 있는 SNS, 유튜브 스타들은 엄청나게 많을 수 있다. 여행 중독인 사람들, 여행을 하며 늘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그렇게 강렬한 자극을 추구하는 이유 자체가, 뇌가 그만큼 강렬한 자극을 받지 않으면 쉽게 불행과 우울에 빠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나의 행복과 즐거움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자 나만이 만들 수 있다. 화려해 보이는 남의 인생과 지루하고 뻔한 자기 인생을 비교하며 좌절하는 것만큼 멍청하고 바보같은 짓도 없다. 눈에 보이는 것에는 그 어떤 진실도 없다. '나는 매일 지루하고 허접한 일상을 보내는데, SNS 속 이 사람들은 너무나 인생을 즐겁게 보내는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면, 문제는 SNS 속 사람들의 인생처럼 살지 못하는데 있지 않다. 그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지 스스로 길을 못찾은 것 뿐이다. 그 길은 누구도 알려줄 수 없고, SNS 스타들도 알려줄 수 없다. 어쩌면 자신이 가장 부러워하는 SNS 스타나 연예인의 인생을 산다고 해도 전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굉장히 의외의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두뇌 회로를 가지고 태어났을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