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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제품 고르는 법?

by rext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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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현대인들에게 오메가3 중 DHA, EPA를 따로 섭취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를 알아 보았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DHA와 EPA를 고등어, 정어리, 견과류, 야채 등의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매일 그렇게 식단 관리를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차선으로 오메가3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권장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오메가3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요즘은 약국 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쉽게 오메가3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해외에서 직구로 구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아 상품은 넘쳐나는데 어떤 것이 더 좋은지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시행된 관련 연구들을 바탕으로 제품 선택시 어떤 부분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지요.


우선 오메가3에 들어 있는 EPA와 DHA 중 어떤 것이 더 많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재까지 확실히 결론이 나있지 않다고 지난 글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EPA가 DHA보다 2:1 혹은 3:1 비율로 많은 것이 좋다는 연구도 있긴 하지만 차이 없다는 연구도 많기 때문에 굳이 이 혼합 비율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어떤 오메가3가 우리 몸 속에 잘 흡수될 수 있는지, 흡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장건강과 나이, 지방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담즙산 등의 요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만약 소화기 관련 질환이 있거나 장이 많이 안좋을 경우는 오메가3 제품을 복용하는 것보다는 해당 질병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위장 기능이 많이 좋지 않으면 복용해도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오히려 부담만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다음 중요한 요소는 오메가3 성분을 추출한 원료입니다. 원료라는 것은 오메가3를 추출한 생물을 뜻합니다. 동물은 오메가3를 만들지 못하지만 오메가3를 만드는 식물을 먹이로 삼아 몸 속에 오메가3를 축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영양제로 만드는 오메가3 역시 식물 보다는 동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주로 사용합니다. 많이 사용하는 오메가3 원료 생물은 크게 물고기, 미세조류, 남극 크릴새우, 칼라누스 등이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지요.


우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은 오메가3 중 EPA, DHA가 어떤 모습으로 영양제 안에 담겨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메가3를 비롯해 모든 지방은 몸 속에서 주로 Triglyceride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glycerol 분자에 지방산이 세 개 달린 모습이죠. 여기서 EPA, DHA도 지방산에 속합니다. 이를 그림으로 그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뭇가지가 glycerol, 나뭇가지에 매달린 세 개의 노란색 과일들이 지방산입니다. DHA와 EPA도 이 노란색 과일들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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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사용되는 오메가3 원료 생물은 생선입니다. 주로 찬 물 생선, 즉 뚱뚱한 생선에 오메가3가 많습니다. 이런 생선들은 오메가3를 만들어내는 플랑크톤을 먹어 그 오메가3를 몸 안에 축적해두죠. 등푸른 생선에 많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 등푸른 것과 오메가3는 상관 없지만, 찬 물 생선 중에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많고, 그런 물고기들은 푸른 바다에서 위장을 하기 위해 푸른 등을 가진 물고기로 진화한 경우가 많죠. 오메가3가 많은 찬물 물고기엔 대서양 대구, 청어, 고등어, 멸치, 정어리, 연어가 있습니다. 찬 물에서는 오메가3처럼 불포화지방산이 적으면 금새 세포들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에 오메가3를 많이 함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따뜻한 물에 사는 참치도 오메가3가 많으니 무슨 법칙 같은 것은 아닙니다.


물고기에서 추출한 기름은 산화되기도 쉽고 불순물이 많아 정제 과정을 거칩니다. 이 때 물고기 기름은 아무리 정체 농축을 해도 전체 중량 중 오메가3의 비율이 30%를 넘기 힘든데, 그 이유는 위 그림에서처럼 글리세롤에 붙어 있는 지방산 세 가닥 중 단 한 가닥만이 오메가3, 즉 EPA 혹은 DHA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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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고기 기름에서 오메가3, 즉 EPA와 DHA는 위 그림에서 주로 2번 위치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오메가3를 비롯해 지방산이 우리몸에 흡수될 때는 소장에서 지방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필요합니다만, 소장 효소는 주로 1번과 3번 위치의 지방산을 분해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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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2번 위치에 있는 오메가3는 쉽게 흡수가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식품으로 먹을 때는 상관 없는데 그 이유는 식품으로 먹을 때는 수많은 효소들이 분비되기 때문이죠. 아무튼 생선 기름의 오메가3를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공 과정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가공은 나뭇가지에서 오메가3만 모두 떼서 농축시키는 방법입니다. 이를 Ethyl Ester, 즉 EE 형태라고 합니다. 이 형태는 오메가3 농도도 높고 만드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제품들이 이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EE 형태의 문제는 비린내가 나기 쉽고, 의외로 농축 시켰지만 몸 속에서 흡수가 잘 안된다는 연구들이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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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두 번째 가공 방식은 rTG 형태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아마 오메가3 제품중 rTG 라고 쓰여있는 제품들을 심심치 않게 보셨을 겁니다. 이것은 쉽게 말해 2번 위치에 있는 오메가3를 전부 따다 다시 1번과 3번 위치에 붙여서 만듭니다. 우리 몸 속 소장 효소가 1번과 3번의 지방산을 쉽게 분해해 흡수한다고 했으니, rTG 형태로 만든 오메가3도 더 잘 흡수되겠죠? 실제로 1,3번에 오메가3가 붙은 rTG 형태가 몸 속에 더 잘 흡수된다는 연구들이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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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원료로 많이 쓰이는 두 번째 생물은 미세조류 입니다. 미세조류란 단세포 조류로 광합성을 하는 매우 작은 생물들을 뜻합니다. 이 원료로 만든 오메가3는 특히 채식주의자 등 여러 이유로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오메가3는 Triglyceride 중 1번과 3번 위치에 오메가3가 붙은 지방이 많아 우리 몸 속에서도 흡수가 잘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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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로 자주 사용되는 원료에는 남극 크릴 새우도 있습니다. 크릴 새우는 미국 FDA에서 2008년 안전한 식품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생각보다 오메가3 원료로 사용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뜻이죠. 크릴 새우 체내에서 추출한 기름의 경우 물고기나 미세조류와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오메가3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polar lipid 라고 하는데 그 비율이 대략 40-80%까지 다양합니다. 남극 크릴 새우는 새우를 잡은 지점, 새우의 연령, 성별, 시기 등 여러 요인에 의해 polar lipid의 조성과 양이 많이 달라 정제 과정이 필요합니다. polar lipid는 물과 기름 양쪽에 잘 녹는 성질을 갖고 있어 여기에 매달려 있는 DHA, EPA 등의 오메가3의 흡수율은 물고기나 미세조류의 TG 형태나 rTG 형태보다 더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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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r lipid는 위 그림처럼, 나뭇가지에 두 개의 지방산이 달려 있고 이 중 하나가 오메가3, 즉 EPA 혹은 DHA에 해당합니다. 빨간색은 이 지방을 물에 잘 녹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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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여러가지 오메가3 원료 생물들이 존재합니다. 2011년 FDA에서 안전한 식품 재료로 지정한 '칼라누스'라는 요각류 플랑크톤이 있는데, 북대서양에 서식하는 이 플랑크톤은 새로운 오메가3로 연구되고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플랑크톤의 오메가3는 wax-ester라는 특이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것은 산화에 저항하는 형태라 정제되지 않고도 잘 흡수되는 형태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그래도 간간히 사용되는 기타 원료들을 소개하자면, 청어알과 대구 간, 홍합, 하프 물범등이 있습니다. 청어알의 경우는 정확한 오메가3의 양을 계측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고 대구 간은 북유럽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생선 기름처럼 정제가 필요하며 특별한 이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홍합의 경우 뉴질랜드 녹색입술홍합이 오메가3 비율이 높아 가루 형태 등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흡수율이 다른 형태의 오메가3 원료보다 특별히 높거나 양이 더 많거나 하진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프 물범은 캐나다에서 직수입하는 오메가3 영양제에서 간간히 보이는데 이는 오메가3의 함량을 떠나 동물 보호와 같은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물범류의 오메가3 성분을 규제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연구가 많진 않습니다. 결국 주로 사용되는 물고기나 미세조류, 크릴 새우, 칼라누스 정도의 원료면 충분한 것으로 보이며 그 외 대단히 특이한 원료가 특별히 더 좋다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오메가3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정제 형태 입니다. 정제 형태란, 한마디로 오메가3 성분을 싸고 있는 배달부 같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영양제를 입 속에 넣었을 때 그 영양 성분이 잘 흡수되는 곳까지 최대한 많은 양을 중간에 소실 없이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수송체를 뜻하죠.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는 투명한 노란색 소프트 캡슐입니다. 이 캡슐은 대부분 '장용성' 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한마디로 위를 지나 소장에서 캡슐이 분해되어 안의 내용물인 오메가3를 내어놓는 형태라는 뜻입니다. 이는 지방의 대부분이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이죠. 그 외에 기름과 물 속에 오메가3를 분포시킨 이멀전, 오메가3 미세한 기름 방울을 여러가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로 코팅한 미세캡슐, 담즙 성분과 polar lipid와 결합한 미셸 형태 등이 있어 이것이 흡수율이 더 좋긴 하지만, 그냥 소프트캡슐 정도면 충분한 흡수율을 보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 제형의 문제를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언제 먹을 것인지 역시 오메가3 흡수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알기 위해선 지방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흡수되는지를 대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방은 어떤 형태든 몸 속에 들어가면 위산에 의해 약간 분해가 되지만, 대부분은 췌장의 리파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됩니다. 위에 언급했듯, 오메가3를 비롯한 모든 지방은 주로 지방산이 triglyceride라는 나뭇가지에 3개씩 매달린 형태로 존재하는데, 리파아제는 여기서 1, 3번 위치의 지방산을 주로 분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분해되어 자유로운 형태로 존재하는 지방산이 소장으로 넘어와 소장상피세포에 의해 흡수가 되는 것이죠. 그러면 리파아제는 언제 분비가 될까요? 결국 식사 때 분비 됩니다. 앞에서 알아본 바에 따르면 ethyl ester 형태로 존재하는 오메가3가 흡수가 잘 안되고 rTG 형태로 존재하는 오메가3가 흡수가 잘된다고 했는데, 실은 식사 때 리파아제 효소가 충분히 나오는 상황에서는 어느 것이나 잘 분해되고 잘 흡수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메가3는 지방식과 함께 먹으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차피 대부분의 식사 때 지방이 조금도 안들어간 경우는 요즘같은 시대에 찾아보기 힘들고, 또한 식사후 음식물이 소장까지 넘어가 완전히 소화되기까지는 3-4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그냥 식사 직후에 먹으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복만 아니라면 상관 없다는 이야기지요.


그동안 어떤 원료 생물, 어떤 제형, 어떻게 먹을 때 오메가3의 흡수율이 좋은가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다만 미리 밝히자면 이런 연구들의 한계는, 보통의 약처럼 매우 정밀한 실험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애초부터 오메가3가 얼마나 몸 속에 저장되는지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메가3를 섭취했을 때 동물이나 사람의 몸 속에 얼마나 오메가3가 분포하는가 정도로 알아보는 것이 현대 과학 기술의 한계라는 것이지요. 그런 한계를 감안하고 볼 때, 예를 들어 생선과 미세조류는 흡수율이 비슷하고 크릴새우는 조금 더 높다, 칼라누스 오일은 이론적으로 흡수율이 높지만 연구 자체가 별로 없다, 제형간 흡수율에 미미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소프트 캡슐 정도면 충분하다, 장용성 제제가 실제로 흡수율에 큰 영향은 없다 등등 여러가지 연구 결과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장기간 섭취했을 때의 연구들에서 나온 결론은 동일합니다. 장기 복용시 큰 차이가 없다, 그냥 식사 후에 먹으면 다 비슷비슷하다..조금 허무한 결론이지만, 그렇습니다. 세상에 수많은 오메가3 제조업체들이 자기들 제품의 장점을 뽐내며 이것은 북극해 남극해 대서양 태평양 어디서 잡은 생물을 쓴다, rTG 공법으로 쓴다, 장까지 안전하게 가는 제형을 쓴다 등등 선전하지만, 실은 그냥 장기간 복용하기, 식사와 함께 하기 이 두 가지만 잘 지키면 어느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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