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활동을 할 때마다 뇌 속에서 강한 보상, 즉 쾌감을 느끼게 만들어져 있는데, 이 기능을 하는 것을 흔히 '보상 회로' 라고 부른다. 인간의 뇌는 기계와 달라서 실제로 보상회로 전체 지도는 엄청나게 복잡하며 아직 밝혀지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간편한 이해를 위해 흔히 보상회로를 '도파민 회로' 로 바꿔 부르기도 하며, 이 회로는 중뇌의 VTA(복측피개영역) -> 편도체, 선조체 중 복측(아래부위)에 있는 측좌핵 -> 전전두엽 피질 회로를 주로 의미한다. VTA-> 측좌핵 에서 강렬한 쾌감을 일으키고 느끼고, 편도체는 이 때 느끼는 쾌감에 색을 입히는, 즉 다양한 쾌감의 '맛'을 입히고 기억하는 역할, 전전두엽 피질은 이렇게 올라온 쾌감 보상 정보를 평가해서 이것을 행동으로 연결할지 어떨지의 역할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역시나 이것은 매우 간략화된 설명에 불과하며 그래서 각각의 파트를 쪼개서 기능을 나눠 설명하는 것은 실제 현실을 오히려 부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기에 그냥 머리 속에 이런 강렬한 도파민 쾌감 회로가 있다, 정도만 아는 것이 최선이다.
길게 보면 인간은 결국 도파민 쾌감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인간이 사회적 개념으로 정의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닐 수 있다는 이유가 된다. 흔히 자주 쓰는 '행복'의 개념은 잔잔하고 별 일 없고 스트레스 덜 받는, 물리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상태를 뜻할 때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은 지금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때론 장기적인 안정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도 버리면서까지 쾌감을 좇을 때가 많다. 이것은 도파민적 쾌감이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 보상회로가 강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마약에 중독될 일도 없지만, 애초에 인간종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기도 하다.
도파민 회로는 흔히 사용하는 의미로서의 쾌감 뿐 아니라 학습, 동기, 운동 등 여러 상황에서 작동하지만, 여기서는 오직 '쾌감'의 측면만 살펴보겠다. 도파민 회로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강한 쾌감은 바로 '보상 예측 오류' 라는 현상이 나타날 때이다. 쉽게 말해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10 정도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20, 30 등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왔을 때, 예측했던 이상의 보상 덕분에 도파민 회로가 폭발적으로 쾌감을 일으키게 된다는 의미다. 도박에 중독되는 원리로 살펴보면 간단한데, 슬롯머신을 당겼을 때 대략 2배만 먹자 생각했는데 갑자기 100배를 따게 된다면? 그 때의 쾌감이 어마어마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잘 짜여진 도박판은 늘 단 한 번은 누구든 예측한 것 이상을 따게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혹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도박을 못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가짜 합리화 설명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보상 예측 오류로 인한 강한 도파민적 쾌감에 중독된 것 뿐이다.
그런데 뭐든 잘쓰면 득이 되는 것은 여기도 적용되는데, 어떤 한 길을 꾸준히 가는 동안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기회나 자리, 보상을 얻는 경우다. 쉽게 말해 인생 전체를 보상 예측 오류의 틀에 넣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것 자체는 도파민 보상과 별 상관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보상이 주어졌을때, 그것이 경제적 보상이든 명예나 그 외의 보상이든, 그로 인한 쾌감은 그 순간 어마어마하게 클 수 있으며, 결국 그 쾌감을 잊지 못한다면 그 뒤로도 계속 그 길을 묵묵히 걸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한 길만을 쭉 걷는 사람들은 중간 중간 얻는 전혀 예측 못했던 보상을 에너지 삼아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머리로 생각해서 예측 가능한 길을 가는 것은 지루하고 재미 없을 수밖에 없다. 우리 뇌는 늘 더 큰 쾌감 더 큰 보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길' 이 반드시 꼭 좋지만은 않은 이유다. 실제로 안정적인 길을 가면서도 이런 지루함을 못견디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반드시 튀는 짓을 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안정적인 길이라는 것 자체가 언제나 현재 시점을 기준에서의 길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게 언제까지고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