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끓는점

by Rey

며칠이 지났다.


엄마는 냉장고를 열어 비닐봉지 속 동태 한 마리를 꺼냈다. 얼음기가 아직 남아 있었다.


동태 머리를 잡고 수돗물에 잠깐 적신 뒤 도마 위에 올렸다.


방문이 열렸는지 흘끗 보았다. 별다른 기척은 없었다. 방 안은 어두웠다.


수도꼭지를 약하게 틀었다.

칼날이 동태 배를 가르며 들어갔다. 둔탁한 소리가 났다.


엄마는 손을 잠깐 멈췄다. 방 쪽은 보지 않았다. 다시 칼을 들었다.


방문이 조금 열렸다.


엄마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도마 위를 더 오래 바라보았다.


괜히 말을 붙이면, 그만큼 멀어질 것 같았다.


냄비에 물을 붓고 불을 켰다. 무를 썰어 넣고, 두부를 넣고, 고춧가루를 풀었다.


김이 피어올랐다.


방문 틈새로 그 냄새가 천천히 스며들었다.


문은 닫히지 않았다.


엄마는 냉장고를 한 번 더 열어보았다.


안에는 아직 한 마리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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