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박 Jun 05. 2023

맞벌이 부부의 아이가 어때서요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커피타임 [DAll-E 2 x 라박]


아이가 친구들과 만나는 날엔 내게도 중요한 미션이 있다.

어머님들과의 커피타임이다. 많아봐야 한 달에 두세 번이지만.. 가장 어렵고 어색한 시간이다.


아이 친구의 어머님들은 대부분 전업주부다. 그중에는 평생직업이 보장되는 전문직이었던 분들도 계신데, 모두 커리어를 중단 또는 포기하고 아이들의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그 자리에서 현직인 엄마는 나뿐이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시간의 대화 주제는 오직 아이들의 학원과 교육에 대한 것들이다. 내게 말을 먼저 거는 분도 없지만, 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는 일도 없다. 그저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린다.


하루는 학교에서 욕설을 한다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걔네는 부모가 맞벌이여서 그런가.. 벌써 애들이 그런 욕들을 하네요.."


당황했지만 애써 못 들은 척 웃으며 넘겼다. 맞벌이부모와 아이 욕설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 하지만 혹시라도 K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이 그런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K는 요즘도 아침에 가끔 그런 말을 한다.


"엄마 그냥 집에 계속 있으면 안 돼? 다른 엄마들처럼..."


네 엄마로서의 삶과, 나로서의 삶을 같이 가져가려는 나의 선택은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정말 괜찮은 것일까.

난 오늘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용하고 사소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