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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다솜 Mar 31. 2022

운동에도 편견이 있나요?

[서평] 헬스장 사람들 - 손은경

| 해당 도서는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특정 환경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행위를 좋아한다.

카페에 가면 창가 자리나 홀이 다 보이는 좌석을 찾아 앉는다.

사람 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시야가 벽으로 막힌 곳이 아닌 사람이 보이는 좌석을 선호한다.

같은 환경이지만 모두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다.




직관적인 제목, 헬스장 사람들.

헬스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본인의 운동 기록 에세이이다.

헬스장 하면 모두 똑같이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친 숨으로 운동을 할 것 같지만 이 책에는 다양한 헬스장 사람들이 나온다.

각자 운동을 시작한 계기, 운동을 통해 변화된 모습 등이 다르지만 운동의 결말은 해피앤딩이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엔 무언의 편견이 존재한다고 한다.

근육 있는 여자, 무게 치는 여자, 헬스장에서 레깅스를 입는 여자 등..

헬스장에서 여자의 위치는 편견이 만들어지기 쉬운 위치인가 보다.


처음에 느껴지는 시선이 불편했지만, 운동에만 집중하고 진심으로 매일같이 운동을 하러 헬스장을 드나드니

그 편견도 수그러졌다고 한다.

뭐든 처음 할 때 느껴지는 편견은 되려 내가 처음이기에 스스로 그렇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요즘 2030 트렌드 중 하나는 '바디프로필' 일 것이다.

운동선수, 연예인, 트래이너 등 특정 사람들만 찍는 것 같았던 바디프로필이,

요즘은 주변에 한 두 명씩 찍는 친구가 생겨나고 있다.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운동을 하던, 운동을 하며 변화된 자신의 몸을 기록하고 싶어 찍던

과정과 결과 모두 참 멋지고 아름답다.

건강만큼 확실하게 멋진 일은 없지 않을까?

가장 젊고 건강하게 아름다운 모습을 평생 간직할 수 있기 때문에 두고두고 뿌듯해하며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고 회사에 적응하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 (핑계였단 걸 이제는 안다.)

그러나 1년 동안은 운동이고 뭐고, 퇴근 후 나는 방전되었다. 

힘이 없는데 어떻게 운동을 하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힘이 없기에 운동을 했어야 했다.


일은 적응되었으나, 한 살 더 먹은 체력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또한 현실에 부딪혀 살다 보니 각종 부정적인 생각이 온몸을 덮고 있었다.

몸과 마음에 비상등이 켜졌다. 운동이 필요했다.

근육을 키워야 하지만 힘들고 땀이 뻘뻘 나는 운동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바디프로필에 대한 욕심도 아직은 없다. 

그러나 운동은 해야겠고...

학생 때부터 나름 가장 재밌게, 꾸준히 해본 운동이 요가였다.

집 근처 요가원이 있어 가보게 되었다.

차분하고 진중한 선생님을 보고 여기다 싶었다.


바로 요가를 시작했다.

해봤었다고 곧잘 따라 했다. 

그러나 집중력이 흐려져 몸이 흔들렸다. 

선생님은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요가는 수련이라고.

결코 한 번에 동작이 완성될 수 없고, 조금씩 쌓여서 동작이 완성되는 요가는 수련이라고 하셨다.

즉, 꾸준히 하라는 의미.


요가를 하다 보면 인체의 신비를 경험한다.

희귀하고 요상한 동작이 요가에서는 가능하다.

물론 한 번에 짠 하고 동작을 완성할 수 없다.

조금씩 뼈와 근육을 늘리고 움직여 서서히 만들어진다.

그러고 나면 뿌듯함이 올라온다. 하지만 마음을 진정해야 자세가 흔들리지 않는다. 피스오브마인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수업을 마치고 온 몸을 이완하는 시간이다.

힘을 툭 풀고 바닥에 누워 잔뜩 움직인 근육의 긴장을 푼다.

팔과 다리,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선생님은 이 동작을 도리도리잼잼이라고 하신다.

어릴 때 아기에게 하는 '도리도리잼잼'은 미신 같은 행동이 아니라 나름대로 과학적 이유가 있다고 한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은 머리를 맑게 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하는 이 도리도리잼잼 동작이 가장 좋다.




나 역시 요가 수업을 시작할 때 '이 동작을 어떻게 해', '수업 언제 끝나' 등 힘들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뇌를 지배했다. 그러나 동작을 하나씩 따라 하고 호흡을 따라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머릿속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텅 빈 공간이 된다.

그 텅 빈 공간으로 편안하고 따뜻한 온기 같은 것들이 채워진다.

요가의 매력이다.


헬스든 요가이든 운동의 종목은 중요하지 않다.

본인의 스타일대로, 취향대로 운동을 선택하면 된다.


책의 저자가 운동 중독이라고 들었던 경험처럼, 무언가 중독자가 되어보는 경험이 살면서 한 번쯤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삶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헬스에 대한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나는 요가를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선뜻 몸이 안 움직인다면, 이 책을 읽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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