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뮌헨을 마지막으로(1)
어느새 오데온 광장 앞에 서 있었다. 마치 미국의 링컨 기념관의 작은 버전이랄까(물론 링컨의 얼굴을 본 적도 없다.) 이름 모를 이들이 앉아 근엄하게 광장을 채우고 있었다. 옆에는 뮌헨 레지덴츠라고 하는 넓은 정원과 궁전을 볼 수 있었는데, 무슨 연유에선지 궁전 안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뮌헨의 어두운 하늘을 보며 독일의 올리브영이라 불리는 DM으로 향했다.
부모님의 직장동료분들의 기념품을 이곳에서 모두 사기로 했다. 여러 화장품과 비타민 같은 영양제를 파는 이곳에 나는 딱히 관심이 없었지만, 탈모약은 또 유심히 봤다. 여름이라 하면 따라오는 땀 냄새를 덮어줄 친구들도 자세히 살폈다. 그렇게 1시간을 한 공간에서 카트에 가득 약을 싣고 계산을 마치고 나오니 아까보다 조금 더 굵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둘러 다시 마리엔 광장에서 전철을 타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광장의 마켓은 아까보다 더 따뜻한 연기를 내뿜으며 장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슈바인학센이 아쉬웠던 우리는 독일의 소시지는 놓칠 수 없다며 핫도그 위에 갖가지 소스를 뿌려 베어 물었으나, 딱딱한 빵과 너무나도 짠 소시지에 소스가 맛있다며 비를 맞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어제와는 달리 조용한 덜커덩거리는 소리와 인생 첫 유럽의 마지막 날이 내일로 흘러갔다.
이렇게 나의 좌충우돌 다사다난한 첫 7박 8일의 유럽여행이 끝이 났다. 문화가 너무도 다른 이곳에서 어떻게 하루가 흘러갈지 기대를 했고 그만큼 실망과 기대 이상을 반복하는 하루가 일주일 동안 이어졌다. 누군가는 여행의 목적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견문을 넓히기 위해’ 우리는 무엇의 견문을 넓혀야 하는가. 얼마나 더 견문을 넓혀야 하는가. 나는 아직 견문이라는 고급진 단어를 배우기에는 한참 멀었다.
그저 다니는 순간의 감정이 나에게는 견문이라는 단어보다 모험이라고 말하기를 원한다. 내가 부딪히면서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과 세상의 아름다운 곳들을 만나고 비뚤어진 시트로엥과 궂은 비를 지난 순간들은 나에게는 새로운 모험이자 도전이요,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었다.
(※ 다음 여행기는 10월 중순까지 휴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학생이다보니 시험기간과 여러 사정으로 잠깐 쉬어갈 듯 합니다. 그동안에 '자유로운 30방울의 이야기'는 몇 편정도 업로드를 할 계획입니다. 다음에 더 멋진 폴란드&리투아니아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