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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 흐른 시간을 마주하며

by eunjin

오래간만에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아니었지만 학창 시절부터 꾸준하게 만나는 친구였지만, 친구의 애기를 보니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느꼈다. 대학 어디 갈지 원서 어디 쓸지 그런 거 이야기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애기 분유는 어떤 걸 살지, 산후조리원은 어디가 좋은지와 같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니.

내 친구가 애기 엄마라니....!

우리가 이야기할 때는 그냥 그 시절 똑같은 내 친구이고, 우리인데 하나둘씩 변해가는 순간들을 느끼는 게 생소하기도 하고 아이러니한 기분이 든다.

이런 친구들을 만나며 나도 저런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평범하면서 행복한 게 산다는 게 무언인가 하는 철학적인 생각까지.

굳이 결혼을 꼭 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주고 나 또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봐주면서 그런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난 다는 것.

인생의 그 보다 어려운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사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 이런 생각도 하고 있는 거겠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과연 나는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요즘이다. 이런 걸 보면 나도 이제 나이가 먹었구나 생각이 들기도.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지, 혹은 이미 그런 삶을 살 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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