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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Nov 09. 2020

배낭여행 #뉴질랜드, 로토루아

첫걸음.

오클랜드에서 적응기를 맞히고 본격적으로 뉴질랜드 배낭여행을 시작했다. 첫 번째 도시는 로토루아라는 곳이다. 사실 로토루아는 액티비티가 유명한 곳으로 액티비티나 반지의 제왕 촬영지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평소에 액티비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심지어 반지의제왕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냥 로토루아 여기저기를 또 걸어 다녔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까지 가서 굳이 그런 걸 하냐, 이왕 간 김에 하고 오면 좋지 않냐라고 말을 한다.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나는 나만의 여행법과 내가 좋아하는 게 있는 법! 다행히 같이 간 친구가 그런 걸 강요하는 친구가 아니어서 서로의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북섬, 남섬에서 도시를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인 인터시티를 이용해서 다녔다. 우리나라의 고속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인터시티는 좌석 첫 번째 예매자에게는 특별한 선물을 준다. 바로 노선의 가격 상관없이 무조건 1달러로 결제가 되는 것이다. 이게 지금까지 이벤트를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한 번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나는 해당 사항 없는 이벤트였다.. 하하 이런 거 챙길 여유가 있었다면 여행 계획을 이따구로 짜서 가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간다고 하면 좀 다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땐 아니었다.


무튼 오클랜드에서 로토루아로 본격적인 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뉴질랜드, 배낭여행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아직까지도. 그때의 그 열정,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던 마인드.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보면서 여행하는 기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길 바라며 로토루아 여행지를 소개하겠다!




뉴질랜드 어디를 가도 있는 호수다. 로토루아 호수. 처음에 이 호수를 보면서 정말 갖가지 감탄사를 뱉어 냈었다. 그만큼 좋았고, 볼 수록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적응은 상상을 초월하는 법. 정확히 한 달 후에 도시 보고 싶다를 외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로토루아 호수는 그냥 가면 있다. 호수 바로 앞에 공원도 있어서 한 바퀴 쭉 둘러보며 산책하기 좋다.


뉴질랜드 이야기하면서 산책이라는 단어가 진짜 많이 나올 텐데, 사실 여기는 그거 말고는 익사이팅하게 할 만한 게 없다. 정말 액티비티 투어를 하는 게 아니라면. 그래서 도시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면 뉴질랜드에서 할 거 없다는 인식이 생길 수 도 있는데, 뉴질랜드는 애초에 자연을 즐기러 오는 나라다. 힐링, 휴식. 그것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실제로 여행할 때 한 10년 20년 후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과 부모님과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지친 몸과 마음에 쉼을 주기 위해. 





원래는 레드우드 숲을 가려고 했는데 가다 보니 비구름, 태풍 같은 것이 몰려와서 급 선회했다. 그래서 온 곳이 마우리 전통마을. 중심 마을과는 또 다른 느낌이고 추모하는 곳도 있어서 조금은 엄숙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여기가 지열지대이기 때문에 신비로운 호수 모습을 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토루아 자체가 온천이 유명한 지역이고 세계에서 유명한 스파 중에 한 곳인 폴로네시안 스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니 온 김에 온천을 즐기고 가는 것도 좋다!





쿠이라우 공원이라고 하는 곳인데 지열지대가 곳곳에 있어 신비로운 모습이 연출되는 곳이다. 일반 공원과는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 또 공원에 무료 족욕장이 있어 휴지나 물티슈를 챙겨가서 족욕을 즐기기도 좋다. 느낌 탓일지는 모르지만 족욕을 하고 나왔을 때 발이 완전 맨질맨질한 기분이었다. 이게 바로 플라세보 효과라는 것인가,.. 를 약간 생각하게 하기도 했다.





로토루아 박물관은 앞에 큰 잔디밭이 있어서 여기서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게이트볼이 약간 생소한 운동이었다. 그래서 이걸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 어르신들의 여유, 이 시간에 나와서 함께 운동하는 모습, 그걸 갖춘 시설까지. 우리에겐 없는 그 모습에서 우리의 생활 습관과 더 차이나는 모습으로 다가와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생활 속에서도 심심찮게 게이트볼장이나 운동할 수 있는 곳들이 눈에 띈다. 여전히 우리는 빨리빨리 민족이고 바쁘게 살아가는 민족이지만 그 속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 좋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은 필수불가결인 수단이다. 수단이 주가 된다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는 것 같다. 수단은 수단으로 존재해야지 우리의 삶이 조화롭게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들은 가끔 우리를 일에 미친 것처럼, 일에 맹목적인 사람들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데, 물론 아주 틀린 시선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역사와 배경을 그들이 안다면 그렇게만은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이제 조금씩 거기에서 걸어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지만 최소한 나를 위한 한 가지쯤은 가지고 살면 좋을 것 같다. 그게 무엇이든.





파에파에쿠마나라는 대표적인 지열 호수다. 호수 전체에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물속에서 뭔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뉴질랜드 치고 그렇게 규모가 큰 곳은 아니기에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여기는 로토루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오게 된 곳이다. 가버먼트 공원에서 시작해서 쭉쭉 걸어오다 보면 볼 수 있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잔디밭이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였으면 벌써 여기다 건물을 몇 개를 세워도 세웠을 텐데 참 다른 풍경, 다른 기준이다.





위에서 언급한 폴로네시안 스파다. 유명한 온천지대이기 때문에 로토루아에 왔다면, 액티비티 등 기타 활동을 하지 않을 거라면 온천에 가서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성인풀을 이용했었고, 야외로 돼 있는 곳이다. 마침 간 날이 비 오는 날이라서 비 맞으면서 스파를 즐겼던 기억이 난다. 참고로 여기는 락커룸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돼서 나는 친구랑 같이 하나만 빌려서 사용했었다.


풀 종류는 3~4가지 정도였다. 성인풀, 패밀리 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풀 이런 식으로 돼 있었다. 야외에서 스파를 즐기면 바로 앞은 로토루아 호수가 있어 정말 경치가 좋다. 한국, 일본, 대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바다에서 스파를 하는 기분이기도 하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 저녁때, 오후를 이용해서 가보는 것도 좋다.





지열 파크 공원의 모습들이다. 이런 게 곳곳에 있다. 정말 곳곳에.




로토루아는 어떻게 보면 시골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액티비티를 이용하는 것도 신청하면 근교로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기가 좀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해본다면 정말 재밌다고 한다. 물론 내가 직접 해보지 않아서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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