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in Nov 11. 2020

배낭여행 #뉴질랜드, 타우포

적응

세 번째 도시인 타우포로 이동했다. 로토루아와 닮았으면서도 다른 느낌의 타우포다. 타우포 역시 자연이 아름다운 곳으로 얼마 전에 집사부일체 뉴질랜드 편에 나왔던 곳이기도 하다. 육성재와 이상윤이 스윙 그네를 탔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TV를 보면서 순간 너무 익숙한 곳이어서 어딘가 했는데 타우포였다. 괜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던 순간이었다. 저때, 좋았었지, 저기 좋았었지, 하는. 같이 갔던 친구한테 바로 연락해서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타우포에서도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진 않았고 주변 주변 가깝게 돌아다녔다. 타우포는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라들이 오면 좋아할 요소가 많은 곳이다. 나도 가서 종일 걷기만 하고 왔었던 기억이.. 물론 대부분 다 걸어 다녔지만 타우포는 정말 짧게 많이 걸었었다. 이때 이렇게 두 달을 걸어 다니닌깐 두 달만에 살이 8킬로 가까이 빠졌었다.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가족들이 공항으로 다 마중 나왔었는데 그때 오빠가 했던 말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어디서 미얀마 그지 한 마리가 들어오는 줄 알았네"라는 살도 엄청 타서 정말 새까맣고 삐쩍 말라서. 새삼 연예인들은 이 몸을 어떻게 유지 하나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원래도 좀 마른 몸이었는데 살이 갑자기 훅 빠지닌깐 정말 말랐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먹는 건 그렇게 처먹는데 몸은 왜 그렇냐는 이야기를... 하하하하 그때가 좋았었지 란 생각을 하며 타우포를 소개해 보겠다.....





통가리로 도메인으로 산책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어느 쪽을 가도 호수가 보이고 보트 선착장, 장미공원이랑도 붙어 있다. 물론 도메인은 아주 크기 때문에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가까울 수도 절때 가까이할 수 없는 거리이기도 하다. 중간중간에 벤치도 있어서 피크닉을 준비해서 와도 좋을 곳이다. 유럽 쪽은 다니면서 돗자리에 개념을 많이 못 본 것 같다. 그 얇은 담요? 같은 것들을 깔고 앉아 있거나 보통 그냥 풀 위에 바로 앉거나 누워 있는 걸 많이 볼 수 있다. 문화의 차이겠지만 나는 이때 돗자리를 가져가서 갬성과 신리를 다 챙기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타우포 호수의 크기는 생각 이상으로 어마어마하다. 싱가포르 전체 면적보다도 큰 곳이 바로 타우포 호수다. 그러고 보면 뉴질랜드 땅덩어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고작 호수(고작이라고 표현하기 미안할 만큼) 하나의 크기가 다른 나라의 크기보다 크다닌깐 실감이 안된다. 물론 싱가포르가 큰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라에 비교하닌깐 어감이 굉장히 새롭다. 그렇기 때문에 타우포 호수는 어딜 가도 이어져 있다. 특히 여기 물 색깔은 정말 신비롭다. 에메랄드 빛으로 너무 신기해 물 색깔에 대해서 검색도 해 봤다. 자연은 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외의 모습들을 갖고 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게 인간의 손에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오묘한 감정이 들게 만드는 것 같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누군가는 지구에게 사람만큼 큰 바이러스는 없을 거라던 말도 생각난다. 쉽게 웃으며 넘어갈 수 없는 그 이야기 들이 사실로 확인되는 것 같은 모습들을 보면서 말이다. 작년 여행 사진, 올 초 여행 사진만 보더라도 마스크를 안 쓰고 있는 사진들이다. 그걸 보면 마치 먼 옛날 사진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인데, 1년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 경이로울 뿐이다. 하긴, 올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갈 줄도,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을 가져올지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백신도 기약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조금만 참고 극복 해고자 하는데 모습 사람들을 다 통솔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이 사진 속의 모습이 하루빨리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





타우포 보트 하버라고 요트 선착장이 있다. 바로 위에는 장미정원이 있는 곳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선착장의 모습이 그림 같은 곳이다. 관광 지거나 요트를 타거나 하는 곳은 아니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 힐링 감을 선사하는 곳이고 내가 작가였으면 로맨스물 한 페이지 뚝딱 적어 내려 갈 만한 곳이다.




얼마 전 집사부일체 뉴질랜드 편에서 나왔던 스윙 그네를 타는 곳이다. 육성재, 이상윤이 함께 했던 바로 그곳! 원래는 번지점프를 하는 곳인데 스윙 그네 같은 것도 탈 수 있는 곳이란 걸 방송 보고 알았네... 하하 알았으면 갔을 때 한 번 타고 왔을 텐데.. 번지점프는 아직 용기가 부족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지만 뭔가 스윙 그네는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 근자감. 허나 막상 가면 못 탄다고 할지도 모른다.


원래 큰길로 바로 오면 이 밑으로 오지 않는다. 번지점프하는 곳은 저 절벽 위에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우포 시내에서 후카 폭포까지 걸어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이 번지 점프대 아래로 올 수 있었다. 와서 봤을 때는 절경이라며 너무 좋다며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라며 신나게 사진 찍었는데, 저 절벽을 올라가는 순간에는 자연이고 나발이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내가 왜 여기로 왔을까만 되네이면서 올라갔다.





타우포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에 하나인 후카 폭포다. 후카 폭포로 가는 방법은 걸어가는 방법과 버스, 자차를 이용해서 가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역시나 걸어갔다. 시내에서 걸어가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하지만 나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약간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 오래 걸렸고 바로 가는 길로 간다면 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그치는 한 번 가보는 길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절벽 올라갈 때 욕은 좀 나오겠지만, 평소 등산을 생활화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나도 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카 폭포는 이왕이면 한 번은 걸어 가보는 걸 추천한다. 산과 호수 타우포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게 가도 가도 끝이 나오지 않아 내려오는 외국 언니에게 얼마만큼 가야 후카 폭포 나오냐고 물어봤더니 한 10분 15분만 더 가면 된다고 분명히 대답했었다. 그렇고 나서 약 40분 정도 더감. 이건 마치 등산에서 거의 다 왔어! 와 같은 건가?라는 생각이.. 이렇게 대답하는 게 국 룰인가 싶은 기분도 들었다.






스파 서멀 파크라고 후카 폭포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곳이다. 진짜 그림 같은 풍경의 언덕이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노천탕이 나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노천탕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진짜 수영복만 가져왔으면 당장 들어갔다 싶은 느낌이었는데.. 미리 알고 왔으면 주섬주섬 챙겨 왔을 텐데 아쉬웠다. 하지만 이 공원의 풍경만으로 모든 게 다 용서되는 느낌. 여기는 후카 폭포 가는 거의 시작점? 3분의 1 지점? 에 있으니 후카 폭포까지 안 가더라도 한 번은 가보는 걸 추천한다. 이왕이면 노천탕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이런 기회 흔하지 않다.





숙소 앞 장미가 너무 예쁘게 펴서 쇼핑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유난히 좋아했던 사진인데 이때 사 왔던 바람막이가 맞지 않아 조금 슬프게 됐다.. 이때 이후로 20킬로가 넘게 쪄서.. 하하 갑자기 살 얘기가 나왔는데 20킬로 넘게 쪄서 헉할 수도 있지만 지금 나름 행복하다. 살이 내 인생 전부인 것도 아니고 쪘다고 미친 듯이 불행해지지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주변인들이 하도 난리를 쳐서 열이 받았지만 이젠 들은 대로 응수해 주고 있다.


얼마 전에 사촌을 만났는데 갑자기 나는 너무 아쉽다며, 너는 살만 조금 빼면 완벽하다며, 남자 친구가 너 보고 살 빼라고 하면 어떡할 거냐는 소리까지 나왔을 때 웃으면서 얻다 대고 지적질이야, 지 인생이나 똑바로 살아야지. 그리고 그런 새끼는 줘도 안 만남^^ 이렇게 말하닌깐 다신 살 같고 얘기 안 하더라. 한 번도 살에 대한 지적을 받아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속도 상하고 진짜 기분 나빴는데 지금도 나쁘다. 나 지적할 시간에 너부터 라는 말을 면전에다 할 수도 없고. 네가 걱정돼서란 명목 하에 그냥 나 기분 나쁘게 만드는 말들을 계속해서 들어야 한다니.


물론 나도 살이 쪄보닌깐 깨닫는 것도 있다. 살이 일정 기간 확 찌게 되면 건강도 나빠지고 기초 체력도 떨어지고 한다는 것들을. 하지만 난 그전에 워낙에 말랐어서 지금 살이 좀 찐 건 있지만 고도 비만 이런 수준은 아니다. 특히 제일 말랐을 때 살이 찌기 시작했어서 더 극과 극 체험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나름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며 잘 살 고 있는데 왜 그렇게 주위에서 다들 나보다 내 걱정을 더 하는지. 가끔 웃길 때가 있다.


본인이 건강을 위해서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하는 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과정이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그런 걱정을 가장한 가시 박힌 말들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거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거라면 스스로도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남 눈치 신경 써가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결국 우울할 뿐이다. 이왕 다이어트를 한 다면 나를 위한, 나를 위해, 나에 의한 다이어트를 하면 좋겠다.  여행 글에서 급 다이어트 이야기로 넘어왔는데 무슨 일을 하든 내가 발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배낭여행 #뉴질랜드, 로토루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