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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Mar 15. 2021

남해여행 #2

끝에 끝

처음 다시 남해 여행을 계획할 때는 그냥 혼자 가려고 했었다. 혼자서 적당한 힐링도 하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여행을 하려고 했으나 어떻게 또 이렇게 되었다. 사실 요즘 새로운 취미가 캠핑을 다니는 거다. 그동안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을 충분히 즐겼기도 했고 더 이상 집에서 하고픈게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는 지인이 캠핑을 다니는데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거의 전국 캠핑장 다 예약할 기세다. 세상에 뷰 좋은 데가 왜 그렇게 많은지. 사실 그것보다 더 좋은 뷰 굳이 캠핑을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갈 수 있는데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고 계속 새로운 걸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남해 여행도 그렇게 혼자 계획했다가 급 캠핑을 오게 되어 지인들과 함께 하는 여행으로 바뀌게 되었다. 2박 3일 여행이었는데 하루는 먼저 온 친구와 둘이 관광 여행을 하고 하루는 나중에 합류한 친구들과 다 함께 캠핑을 했다. 근데 또 하필 캠핑을 하는 날 날씨가 흐리고 비가 중간중간 계속 내려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캠핑까지 마무리하고 먹방 투어까지 할 수 있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끝에 끝을 달렸던 남해 여행 두 번째!







독일마을

사실 독일마을은 너무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곳이다. 나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처음에 왔을 때는 뚜벅이어서 뭘 잘 구경할 여지가 없었다. 그냥 왔다. 여기가 독일마을이다. 정도의 분위기만 느끼고 곧바로 차 시간이 되어 돌아가야 했다. 그래도 그때는 그것 마저도 좋다며 잘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처럼은 다신 못 다닐 것 같다. 최신 문물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지구인이다... 하하하하 


독일마을에는 사실 거의 먹으러 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먹기만 했을 뿐. 상점 같은 것들도 구경을 하긴 했는데 아주 잠시 스쳐가며 먹는 것을 거들뿐. 그리고 우린 알지 못했지만 독일마을에 SNS에서 유명해진 포토존이 있었다. 알고 가서 찍은 건 아니고 길을 걷다 보닌 깐 사람들이 한 2~3명? 정도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우리도 슬쩍 끼어서 한 번 찍어봤다.









금산보리암

그리고 원래는 하루 묶고 해돋이를 보러 가려고 했다. 해가 7시쯤 뜬다기에 6시에 일어나서 한 50분쯤에 도착했는데 웬걸, 여행 온 모든 사람들이 다 해돋이를 보러 왔었나 보다.. 주차를 하는데...^^ 해는커녕 들어갈 수 있을지가 걱정되는 순간이었다. 참,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이날 날씨가 흐려서 해 뜨는 걸 볼 수 없었다. 어차피 늦게 도착해서 볼 수도 없었지만 해가 아예 안 떴다고 생각하니 좀 덜 억울했다.


그래도 새벽부터 이거 보겠다고 왔으니 뭐라도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겨우겨우 주차를 하고 15분 정도 걸어 올라갔다. 정말 새벽부터 올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만큼 인생 뷰였다. 물론 이럴 거면 그냥 여유 있게 조식도 먹고 올걸 이란 생각을 했지만 부지런히 왔기 때문에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거라고 애써 위로했다. 산 중턱에 있는 보리암의 모습은 날씨 좋은 날 다시 한번 보러 오고 싶을 정도의 뷰였다. 혹시 해돋이 보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하자면 한 6시에 도착하게 오는 걸 추천한다. 딱 맞춰 오면 이도 저도 아닌 거지 같음을 경험할 수 있다.








금산산장

그리고 보리암에서 한 15분 정도 더 가면 산장이 하나 나온다. 이 뷰를 보며 컵라면 하나 먹겠다며 또 꾸역꾸역 올라가 봤다. 새벽부터 공복에 등산으로 너무 배고프고 힘들었지만 이 뷰를 보며 꼭 먹어야 했기에 이 악물고 올라갔다. 뜻하지 않게 공복에 운동 제대로 했다며, 오늘은 뭘 먹어도 다 괜찮을 거 같다며 위안했다. 뷰를 보면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그렇게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씩 기다려야 한다. 막상 먹기 시작하면 뷰 따위 보지 않는 것 같긴 하지만 일단 저기 앉아 있는 거 자체가 힐링이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더라도  먹는 걸 추천한다. (한국인이라면 결코 쉽게 포기하지 법.)









원예예술촌

독일마을이랑 붙어 있는 곳이다. 근데 개장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 가는 걸 추천한다. 우린 전날에 왔다가 입장이 마감되어서 다시 돌아갔었다. 그러곤 담날 굳이 여길 또 와서 기어코 보고 갔다. 생각보다 넓고 뭐가 많다. 꽃이 피는 시기에 가면 훨씬 더 예쁠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가도 좋았던 곳이다. 하지만 막 화려한 걸 좋아하고 볼거리가 풍부한 걸 좋아한다면 좀 고민해 보자. 막 그렇게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고 그냥 산책하기 좋고 한적하게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설리스카이워크

여긴 최근에 새로 생긴 곳 같은데 하필 간 날 강풍주의보로 저 그네를 탈 수 없었다!!! 내가 저걸 타려고 그 먼길을 달려왔는데!!!(아니다) 하필 강풍주의보로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탈 수 없었다. 아쉽게 그냥 바라보고만 와야 했는데 나중에 언젠가는...!(다른 곳에서) 바다 뷰가 좋긴 하지만 딱히 볼게 많진 않다. 그냥 바다 한 번 보고 오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저 그네를 타지 않을 거라면 굳이 갈 필요 없다. 바다는 남해 어디에서도 보이기 때문에. 심지어 어디서 봐도 다 예쁘다.









상주은모래비치

여기가 우리가 캠핑했던 곳이다. 오토캠핑장이지만 예약 따위 할 수 없는 곳이다. 그냥 선착순으로 빈자리 있으면 자리 잡고 내 텐트 치면 된다. 우린 3일 연휴 중 중간에 갔기 때문에 자리는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텐트도 완전 작은 거 가지고 갔는데 굳이 두 자리 사용했다. 사치의 끝판왕이었다. 그렇게 텐트를 치고 놀고 있으면 관리인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돈다. 그럼 한 자리당 2만 원이라 계산을 하면 쓰레기 봉투 몇 개 주고 가신다. 예약이 안돼서 조금 초조한 거 빼면 정말 좋았던 곳이다. 바로 앞이 바다 뷴데 그 바다가 너무 예뻤던 곳이다. 날씨가 조금만 좋았다면 더 조았겠지만 주룩주룩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캠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완벽한인생

독일마을의 맛집 중에 한 곳이다. 석탄 치킨으로 유명한 곳인데 이날 비가 정말 많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대기가 많았다.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다 마지막 만찬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평소 대기 시간에 비하면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어서 꾹 참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한 남해 독일 맥주 종류별로 하나씩 다 사봤다. 중간에 몇 개가 없어서 속상했는데 밥 다 먹고 나오니깐 채워져 있어서 그것까지 마저 다 사 왔다. 누가 보면 맥주 킬러인 줄 알겠으나 사실 난 맥주를 마시지 않는다는 반전이 있다. 누군가는 먹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단 이런데 가면 주구장창 엄청 사는 편이다.


식당에서는 일단 메인 메뉴인 석탄 치킨과 감자전이랑 파스타 하나 주문했는데 파스타는 별로였다. 무슨 멸치 알리오? 같은 좀 매콤한 거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우리에게는 별로 였다. 물론 그게 남겼다는 뜻은 아니다. 다 먹긴 했지만, 다음에 가면 안 먹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머지 메뉴는 다 매우 성공적이었다. 석탄 치킨은 오징어 먹물로 만든 건데 고소하고 부드러운 게 이색적인 치킨 튀김이었다. 감자전도 엄청 바삭하고 고소한 게 마지막 한 조각이 아까울 정도로 맛있게 먹고 왔다. 지인 2명은 가족들 준다고 따로 포장도 해갔다. 집에 가서도 맛있냐고 물어보니 바로 해 먹었을 때의 그 맛은 아니지만 맛은 있었다고 한다. 








7. 원예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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