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나아가는 이
서울의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우리는 어김없이 '한강'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몇번의 특별한 광경을 목격했다.
한강이라는 강에 대해
조금은 뜻깊은 감사를 느끼게 만들어준 경험이었다.
오늘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좌석에 앉은 한 외국인 커플이
'합정-당산' 구간에서
고개를 돌려
열정적으로 한강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관찰하고, 느끼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그들에게 허락된 광경이 아니었기에...
그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늘 우리도 여행하듯 살아갈 순 없을까...?'
"순간을 감사하면 영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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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강과
그 강물의 호흡소리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우리에게
값없이 주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을
누군가의 고뇌를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의 눈 앞에 놓인 그 어떤 것도
한 줌의 공기보다
우리의 숨결에 가까이 붙어 있을 순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가 아니라
'우리'를 관찰한다.
왜 우리는 '우리'가 되어야 하는가.
왜 서로를 관찰해야 하는가.
-관찰, 글로 나아가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