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채널에는 온통 '감성' 딱지가 붙어있다. 이건 노란딱지도 코딱지도 아니다. (농담...) 블로그는 '인문학 감성 크리에이터', 브런치는 '감성 에세이스트', 유튜브는 '감성 창작 공작소'.때로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그래서 네 감성이 뭔데?"
"음... 감성적인 거? 그거 있잖아. 왜."
"그래서 뭐냐고?"
심지어는 함께 채널을 운영하는 동료도 그런다. "그냥 좀 넘어가주지." 하다가도 고민에 빠진다. 사전은 감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진=픽사베이
[감성]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 (표준국어대사전)
어려웠다. 나조차 설명하지 못하는데 누가 이해하길 바랄까. 조금 쉽게 말할 순 없을까? 정의가 필요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느낌. 그게 '감성'이지만, 이를 전하기 위해선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줘야 하니까.
그래서 채널을 보며 고민하고, 독자들에게도 물었다. 그렇게 찾아낸 몇 개의 키워드.
#따뜻한 #편안한 #애틋한 #소박한
#친구 #이해 #공감 #옆자리 #함께하고싶은
#마음이쓰이는 #친근한 #한결같은 #추억돋는
사진=픽사베이
내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는 '항상 곁에 있는 친구' '자꾸 마음이 가는 사람' 같은 존재다.
힘든 일에는 늘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좋은 일은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친구 말이다. 이런 친구는 때로 엉뚱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내뱉는다. 시간이 지나도, 내가 무너져도 옆에 남아 있을 것 같이 안정감이 있다.
곰곰이 생각하니 '인간성'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우리는 보통 저런 친구을 '인간성 좋다'라고 하니까. 여기서 조금 구체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왠지, 내 얘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네 감성은 뭐니? 너의 얘기를 들려줘
나는 확신한다. 언젠가 자신만의 강력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날이 올 거라고. 그럼 중심엔 뭐가 있을까? 바로 '서사(Narrative)'다.
기술, 복지, 서비스 등은 시대에 발맞춰 점점 평준화되겠지만, 겉이 화려하고 커질수록 놓치기 쉬운 것이 속이다. 속에 담긴 '너만의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일관성'과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어떤 계기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떤 일을 하며, 누구와 함께 살아왔는가?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스펙(Specification) -> 스토리(Story) -> 서사(Narrative)'로 이어진다. 물론 이 중 하나라도 빈약하면, 약점이 될 것이다. 스토리 없이 스펙만 쌓은 사람은 정이 가지 않는다. 스토리만 있고 스펙이 없으면 믿음이 덜 간다. 결국엔 이 두 가지를 자신의 틀인 서사로 만들어 언제든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서사(narrative)는 힘이 세다. 강력한 서사, 즉 내러티브를 갖추는 순간, 당장은 매출이 보잘것없는 회사의 주식도 천정부지로 값이 오를 수 있다. 브랜딩이나 정치의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서사를 내놓을 때 단번의 대중의 강력한 주목을 받는다. 이야기(Story)가 표현된 내용 자체라면, 내러티브는 내용을 담는 형식이다."
(트렌드코리아 2022 中, 김난도)
"다 잘해야 하네"
할 수도 있다. 맞다. 다 잘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잘한다는 건 남들보다 잘하는 걸 뜻하지 않는다.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으면 된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인생은 남이 만들어 줄 수도, 대신 살아줄 수도 없다. 결국 서사는 내가 직접 그려 나가야 한다.
생각하자, 쓰자, 그리고 무너지자, 다시 일어서 공부하자, 그리고 다시 생각하자, 쓰자, 그렇게 나아가자.한 걸음. 두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