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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May 21. 2022

PT쌤이 말했다. 고통을 사랑하라

사용하는 부위는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퇴화한다.



▲배움의 고통, 그리고 성장


근래에 나를 가장 뿌듯하게 만들어 준 일이 하나 있다. 바로 'PT(Persnal Training, 개인 훈련)'이다. 많은 이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PT를 받는다. 하지만 내가 PT를 받으며 느낀 건 단순히 외적인 걸 가꾸는 차원만은 아니었다.


내 몸과 근육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이것이 나의 정신에 그리고 행동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연결 짓는 것이 의미있게 느껴졌다.  


처음 PT를 시작한 건 2년 전. 아는 동생이 이사를 가게 됐다며 근처 헬스장 이용권을 양도해 주었고 거기서 한 트레이너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는 젊은 나이에도 인체에 대한 깊게 이해하고 있었고, 각 체형과 몸 상태에 따른 운동법,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이 어떤 운동인지 왜 필요한지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나이는 젊지만 경력이 6년 이상이었던 ㅎ.ㅎ)


이 부분에서 난 진정성을 느꼈고 운동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한 가지 존경스러운 건, 그는 지금까지도 트레이너로서의 훈련과 자기 관리, 그리고 자신보다 더 훌륭한 전문가들에게 배우는 것을 전혀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그는 재활 관련 자격증을 공부해 취득하고, 보디빌딩 대회에서도 3관앙을 했다)      


웨이트를 시작한 지 이제 2년이 됐다. 지금은 몸과 근육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늘었다. 물론 아직도 학생 수준이지만 계속 차근히 배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헬린이는 벗어난 듯하다. (ㅎ.ㅎ) 또  신기한 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몸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근육의 원리를 배우며 훈련을 하니 운동이 더욱 재밌게 느껴진다.


하지만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 여전히 수업을 가면 또 다음 단계, 같은 부위에서도 또 다른 운동법을 배우게 된다. 정신도 그렇듯, 몸도 하나에만 익숙해져 안주하는 순간 근육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배움의 끝은 어디일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고통을 사랑하라


고통을 사랑하라. 오래된 명언집에서나 나올법한 문장. 난 이 말을 참 좋아한다. 필연적으로 고통은 나를 미지의 세계로 끌고 가 새로운 배움을 선사한다.


사실 우리의 삶은 늘 고통 속에 있다. 누워있다가 일어나려면 몸을 일으켜야 하고 힘을 쓰면 근육은 자극을 받고 고통을 느낀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내외부에서 오는 수많은 생각과 자극에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 갔다 마음을 콕콕 찌른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다. 어쩌면 고통이 없다는 건 살아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죽은 사람은 고통을 느낄 수 없다. 살아있고 움직이기 때문에 고통이 있다.


언젠가 정말 고통이 없는 낙원의 세계가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잡히는 것 하나 없이 막연히 그걸 바라고 사는 삶은 오히려 더 고통스러울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느끼는 고통을 매번 그대로 인정하기 쉽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지금 이 고통을 사랑하고, 그리고 마주하려고 노력한다면 차라리 괴리감으로 인해 좌절하는 일은 덜하지 않을까 싶다.   

"고통이 있지만 한 번 고통을 사랑해보자. 고통을 통해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할까? 그리고 이 고통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글쓰기도 고통의 일부다. 생각을 끄집어내고 계속해서 뇌를 자극한다. 글자와 글자 사이, 단어를 배치하며 때론 무너진 문장에 자괴감을 느낀다. 하지만 끝내 완성한 글은 어떻게든 그 자체로 존재한다. 부족했던, 개차반이던, 어떻든 간에 고통의 산물로 살아있다. 그래서 글쓰기에도 끝은 없다. 글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고로 계속 배워야 한다. 그리고 계속 써야 한다.  


끝으로, 과거 중학교 시절 체육 선생님께서 늘 주문처럼 외우게 했던 문장 하나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사용하는 부위는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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