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나를 가장 뿌듯하게 만들어 준 일이 하나 있다. 바로 'PT(Persnal Training, 개인 훈련)'이다. 많은 이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PT를 받는다. 하지만 내가 PT를 받으며 느낀 건 단순히 외적인 걸 가꾸는 차원만은 아니었다.
내 몸과 근육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이것이 나의 정신에그리고 행동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연결 짓는 것이 의미있게 느껴졌다.
처음 PT를 시작한 건 2년 전. 아는 동생이 이사를 가게 됐다며 근처 헬스장 이용권을 양도해 주었고 거기서 한 트레이너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는 젊은 나이에도 인체에 대한 깊게 이해하고 있었고, 각 체형과 몸 상태에 따른 운동법,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이 어떤 운동인지 왜 필요한지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나이는 젊지만 경력이 6년 이상이었던 ㅎ.ㅎ)
이 부분에서 난 진정성을 느꼈고 운동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한 가지 존경스러운 건, 그는 지금까지도 트레이너로서의 훈련과 자기 관리, 그리고 자신보다 더 훌륭한 전문가들에게 배우는 것을 전혀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그는 재활 관련 자격증을 공부해 취득하고, 보디빌딩 대회에서도 3관앙을 했다)
웨이트를 시작한 지이제 2년이 됐다. 지금은 몸과 근육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늘었다. 물론 아직도 학생 수준이지만 계속 차근히 배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헬린이는 벗어난 듯하다. (ㅎ.ㅎ) 또 신기한 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몸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근육의 원리를 배우며 훈련을 하니 운동이 더욱 재밌게 느껴진다.
하지만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 여전히 수업을 가면 또 다음 단계, 같은 부위에서도 또 다른 운동법을 배우게 된다. 정신도 그렇듯, 몸도 하나에만 익숙해져 안주하는 순간 근육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배움의 끝은 어디일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고통을 사랑하라
고통을 사랑하라. 오래된 명언집에서나 나올법한 문장. 난 이 말을 참 좋아한다. 필연적으로 고통은 나를 미지의 세계로 끌고 가 새로운 배움을 선사한다.
사실우리의 삶은 늘 고통 속에 있다. 누워있다가 일어나려면 몸을 일으켜야 하고 힘을 쓰면 근육은 자극을 받고 고통을 느낀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내외부에서 오는 수많은 생각과 자극에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 갔다 마음을 콕콕 찌른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다. 어쩌면 고통이 없다는 건 살아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죽은 사람은 고통을 느낄 수 없다. 살아있고 움직이기 때문에 고통이 있다.
언젠가 정말 고통이 없는 낙원의 세계가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잡히는 것 하나 없이 막연히 그걸 바라고 사는 삶은 오히려 더 고통스러울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느끼는 고통을 매번 그대로 인정하기 쉽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지금 이 고통을 사랑하고, 그리고 마주하려고 노력한다면 차라리 괴리감으로 인해 좌절하는 일은 덜하지 않을까 싶다.
"고통이 있지만한 번 고통을 사랑해보자. 고통을 통해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할까? 그리고 이 고통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글쓰기도 고통의 일부다. 생각을 끄집어내고 계속해서 뇌를 자극한다. 글자와 글자 사이, 단어를 배치하며 때론 무너진 문장에 자괴감을 느낀다. 하지만 끝내 완성한 글은 어떻게든 그 자체로 존재한다. 부족했던, 개차반이던, 어떻든 간에 고통의 산물로 살아있다. 그래서 글쓰기에도 끝은 없다. 글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고로 계속 배워야 한다. 그리고 계속 써야 한다.
끝으로, 과거 중학교 시절 체육 선생님께서 늘 주문처럼 외우게 했던 문장 하나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