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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수록 혼자가 돼라

비울수록 넓어지고, 멈출수록 깊어지는

by 글로 나아가는 이


"외로울수록 더 혼자가 돼라."


내 맘 속 계명 중 하나. 계명이라고 하니까 무슨 종교의 율법 같지만... 사실 맞다. 그 정도로 중요하다. 마음의 생존을 위해 지키고 있는 삶의 규칙 중 하나다.


예전의 난 외로움이 짙어질수록 사람을 더 많이 만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돌아오는 건 더 큰 외로움이었다. 사람들이 해주는 말은 어느 하나 내 안에 스며들지 못했다.


"모두 자기 얘기만 늘어놓았기 때문일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하고, 또 해야만 하니까. 그리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내 안에 깊게 자리한 공허감이었다. 사람들의 언어와 세상의 말로는 채울 수 없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 공간은 삶의 본질과 연관이 있었다. 삶과 죽음, 사랑과 평화, 인생의 목적 같은 것들 말이다.


대다수는 이런 주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그런 대화를 원했기에 비교적 큰 공허감을 느꼈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인식하기로 했다. 여기서 다르다는 건 남들보다 잘났거나 우월하다기 보다는, 정말 말 그대로 생각하는 방식과 보통의 관심사가 다르다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세상 속에서 나를 인정하는 게 훨씬 편해졌다. 그리고 내게 필요한 시간과 집중할 존재들,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명확해졌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도 마찬가지다.


"외로울수록 혼자가 돼라"는 건 단순히 집에서 나오지 않고 혼자 있으란 말이 아니다. 외부와 주변에서 오는 목소리에 신경을 덜 쓰고, 내 마음에서 나는 소리에 좀 더 집중하라는 뜻이다.


진짜 내가 원하는 삶, 정말 하고 싶었던 일 말이다. 그걸 외치는 목소리는 외부에서 들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소리는 철저히 혼자가 됐을 때 더 잘 들린다.

세상에는 매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또 들어도 결국 내 것이 되지 못하는 말들도 많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성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라.

매너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라.

부자가 되기 위해 어디에 투자해라.

그리고 또 무엇을 위해, 무엇을 위해


이런 말들은 대부분 내면에 이미 담겨 있다. 마음속 깊이 간직한 가치를 따르다 보면 저런 말들은 알아서 실천하게 된다.


그러니 담을 수 없는 수많은 말들은 그냥 흘려 보내야 한다. 당시에는 경청하더라도 이후에 다시 내 안의 목소리와 견주어봐야 한다.


그 말이 내가 원하는 삶에 영감을 줄 수 있는지, 영혼(마음)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말인지.


표면을 겉도는 말들, 이해할 수 없는 숱한 충고들, 단 하나도 심기지 않는 말들이라면 그들로부터 잠시 떠나라. 단순히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싫어서, 감정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다.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



외로울수록

혼자라는 생각이 들수록

내면의 소리는 더욱 짙어진다.


자연의 음성은 고요속에서만 들을 수 있듯.

가장 밝은 별은 어둠속에서만 빛나듯


비울수록 더 넓어진다.


그러니


"외로울수록 혼자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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