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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Jul 10. 2022

삶의 본질을 찾아서

본질을 찾아가는 예술러들의 대화


▲본질을 추구할 때 우린 가장 편안해진다


지난밤, 예술을 사랑하는 친구들과 인생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총 세 명을 만났는데 모두 연기를 하는 친구들이었다. 대화 곳곳에서 연기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매번 그렇지만 예술을 좋아해서 삶에 적용시키는 이들과 나누는 대화는 영혼을 맑게 만든다.


"왜 당신들과 대화를 나누면 마음이 편안해질까?"


문득 궁금해졌다. 우린 하루에도 수많은 대화를 한다. 하지만 그 대화들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지어 어떤 대화는 하면 할수록 숨 막힐 듯한 무기력과 공허감만 안겨 준다.


"그럼 이 예술러들의 대화는 무엇이 다른 걸까?"


연기와 같은 예술을 주제로 해서? 내내 공감만 받아서? 동질감을 느껴서? 물론 이런 점들도 있지만, 그보다 가장 큰 건 바로 '본질'이다.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 항상 '삶의 본질'에 대한 얘기를 꺼내게 된다.


같은 예술에 대한 얘기를 나눠도 단순히 기술과 방법, 예술로 어떤 이익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얘기만 오가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실용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화가 거기서 그치면 무언가 허전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알맹이는 빠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 의무감 때문에, 두려움 때문에 예술을 붙잡고 있는 듯한 불쾌한 기분이 든다.



이쯤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그래서 당신들이 생각하는 예술의 본질이 뭔데?"


그래 맞다.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눈빛, 그리고 말과 행동으로 느끼게 해 줄 수 없다면 그건 죽은 예술이니까. 이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게 하고 느끼게 하는 활동.


이를테면 희망, 헌신, 믿음, 희생, 자유 같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가치를 표현하는 일이다.   





본질이 무엇인지 우린 이미 알고 있다


한 친구는 자신이 연기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런 말을 했다.


"우린 삶의 본질이 뭔지 이미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걸 추구하면서 용기가 없어서 그렇게 살지 못하는 거죠."


이 친구는 군 복무 시절 읽은 '지금 알고 있었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책에 대해 말했다.


책은 인생에 끝자락에 선 노인들에게 삶에서 가장 질문한 게 무엇인지 묻고 있었다.



"당신의 일, 관계, 가족 등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입니까?"  


놀라운 건 그들의 대답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직업을 고를 때는 돈과 명예, 권력 등을 좇지 말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하고, 관계를 맺을 때는 다른 무엇보다 신뢰와 사람(생명)을 우선시하고, 가족에게는 늘 감사하고 사랑을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져라.


어떻게 보면 뻔한 말 같다. 하지만 아니다.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면 적어도 나에게만은 뻔한 말이 아니다. 누군가는 평생을 그렇게 살기 위해 투쟁했을 수도 있다.


본질은 모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닮아 있다. 그래서 어쩌면, 본질을 추구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보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그만큼 무지하다는 말이다.  

 

"연기가 좋아서, 글쓰기가 좋아서, 노래가 좋아서, 춤이 좋아서, 그냥 좋아서 예술을 합니다."     


이 "좋다"는 말 안에는 예술하면서 느껴지는 그리고 나눌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좋아서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럼 이 보이지 않는 가치가 뭐냐고?


그건 각자가 찾아 나설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확실하다.


그 가치가 세상에서 말하는 돈, 명예, 권력 등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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