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라... 글로 나아가는 이, 멜빵, 그리고 사랑이 아닐까 싶다. 적고 나니 무슨 한 일본 영화의 제목 같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인가?
글로 나아가는 이는 내가 좋아하고 삶의 동반자로 선택한 일인 글쓰기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고자 하는 삶에 대한 태도를, 멜빵은 자유분방하고 개성을 추구하는 나의 성향을, 그리고 사랑은 삶에서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Q. 그 단어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오랜 동행을 통해 나와 잘 맞다고 검증된 말들이다. 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고, 자아를 굳건하게 다져준 존재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 단어 모두 나라는 사람을 표현할 때 꼭 빠지지 않는 키워들이다. 정리해 보면, 멜빵을 입고 사랑에 대한 글을 쓸 때 가장 나답다고 볼 수 있다.
아, 그런데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이건 좀 가슴 아픈 얘기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 하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나 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 어찌 됐든 나는 이들과 함께 현실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언제든 이들이 현실을 견인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난 믿는다. 내가 이들을 버리지 않고 존중하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이상, 이들이 나의 현실을 버려두진 않을 거라고.
Q.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하나는? 그 이유는?
'글로 나아가는 이'. 이유는 잘 모르겠다. 예전엔 이유를 뭔가 거창하게 설명하려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마치 "가족들이 마음에 드나요?"와 같은 질문처럼 선뜻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내가 왜 글을 쓰는지, 왜 글쓰기를 통해 나아가고 있는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게 어떤 건지. 명확히 설명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