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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Nov 06. 2022

[문답#14]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나요?


예전에  질문을 받았다면 아마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날 어떤 식으로 기억하든 그건 중요치 않아. 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니까."  


어떤가? 자유롭고 멋져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썩 좋은 답변은 아닌 듯하다. 자유로움을 넘어서 독단적인 느낌도 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요즘은 '인간관계'에 많은 초점을 둔다. 하나 둘 나이를 먹으며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음을 깨닫고 있다. 나와 타인의 거리를 끝없이 저울질하던 시절의 탄력이 이젠 쳐진 피부만큼이나 많이 떨어졌다. 


그냥 착 달라붙어 있어도 불안하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관계가 좋다고나 할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것, 그건 꽤 매력적인 일이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누군가의 머릿속에 살고 있을 수도 있다. 많이 기억되면 될수록 더 많은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게 된다.


난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 영감을 주는 존재로 기억되고 싶다. 그리고 하나 더 보태자면 언제 어디서든 밥 한 끼 같이 먹어도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은 사람. 그거면 충분하다.





Q. 현재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많은 들이 내게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누군가는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따뜻하지만 (필자의 생각에 비교적 '따뜻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 듯하다) 뭔가 한편으론 선뜻 다가가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이다. 


어쩌면 이건 안에 자리하고 있는 상처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으로 인해 적당히 선을 지키려는 마음이 드러난 걸 수도 있다.


내가 관계에서 선을 지키려고 하는 이유는 나와 타인을 지키기 위함이다. 마치 나라와 나라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지만 서로의 관할을 나누고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국경선을 두듯 말이다.


언제든 서로를 도와줄 수 있지만, 각자의 신념과 노력에 따른 선택을 침해하거나 무례한 언행으로 상대의 존엄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게는 이 선이 지금껏 나의 자아를 지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Q.  원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내가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결코 타인에게도 그럴 수 없다.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내가 따뜻하게 말하면 상대가 따뜻한 마음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란 믿음. 또한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괜찮다'는 자신에 대한 신뢰.


그리고 한 가지 더 얹자면 따뜻한 표현이다. 어렵지 않다. 이건 습관이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잘 쓰는 인사말인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말들을 꾸준히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면 나에 대한 신뢰를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적절한 스킨십을 활용해도 좋다. 필자는 만나고 헤어질 때 가볍게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는 걸 참 좋아한다.


물론 관계에 따라 생략하거나 정도의 차이는 둬야겠지만, 우리 인간은 몸을 가진 존재이기에 기본적으로 사람의 체온에 따뜻함과 정감을 느낀다. 우리가 체온이나 함께 나눴던 스킨십으로 상대를 기억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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