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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Jul 07. 2023

카피라이터 '박웅현'의 마음을 울린 문장들

박웅현의 '문장과 순간'을 읽고

알았으면 행해야 한다.

내가 깨달은 바를 삶 속에서 살아낼 때

내가 새긴 그 문장을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것이 진정 몸으로 읽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고 문장을 기록하고

거듭 종이 위에 손수 새기는 것은 그 첫 번째 걸음일 것이다.


-박웅현, 문장과 순간 中





간만에 들린 중고서점, '박웅현'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광고를 전공한 나는 한때 그의 책을 모두 읽었었다. 물론 그가 유명한 카피라이터라는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인문학에 대한 그의 열정과 식견에 관심이 갔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으로 파고드는 그의 사고 매료됐다.


박웅현이 선택한 문장들은 하나 같이 맑다. 그리고 인간의 욕심에서 떠나있다. 마음이 성숙해질수록 인간은 자연과 초심을 그리워한다. 인정과 성공을 좇는 욕망에서 떠나 순수한 강물의 내면 따라간다. 한편으론 신기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결국 인간은 다시 자연을 바라본다는 것이.  






살아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취하여


-김화영 선생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中




살아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힘. 요즘은 마음이 복잡할 때 "내가 왜 힘들지?"하며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본다. 그러다 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살아있기에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것. 그러니 무엇보다 살아있다는 이 느낌 자체에 집중하자. 감정은 강물처럼 흘러가고 흘러간 그 자리는 언젠가 맑은 정신으로 다시 차오를테니.


순간은 죽을만큼 힘들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많다. 오감으로 어떤 자극을 받아들이는 게 인간이라면, 결국 우리의 삶은 견딤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견디고 있다는 건 곧 살아있다는 증거다.



인생은 원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진 땅을 밟아보지 않는 인생은 없고

많이 실망하고 많이 처받은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성숙기에 들어간다.


-박웅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암팡진 투지다.

'나이는 죽일 수 없다'는 편안한 체념이다.


-박웅현




두 번째 삶은 없다. 누구나 인생을 처음 살아보는 것. 어떤 에세이에서 이런 류의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는. 이는 완벽한 부모가 없다는 현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는 매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말이다. 이 점을 인지하면 우린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제 힘에 취해서 인류는

제 자신은 물론 이 세상을 파괴하는 실험으로

한 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中




수십만의 사람들이 좁은 땅덩어리에 모여

자기들이 발 딛고 북적거리던 땅을 망가뜨리려

갖은 애를 써도,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돌로 땅을 메우고 풀들의 싹을 깨끗이 없애고

석탄과 석유로 연기를 뿜어내고 나무를 베고

동물과 새를 전부 몰아내도

도시의 봄 역시 봄이었다.


-레프 톨스토이, '부활1' 中




생명을 생각한다. 나 또한 생명임을 자각한다. 생명이 생명을 해치는 건 종말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눈빛 하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내게로부터 나오는 모든 것이 생명을 향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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