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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Mar 09. 2024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고 싶다면? 클루지를 읽어라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를 읽고 


인간의 뇌는 서툴게 짜 맞춰진 고물 컴퓨터, 클루지!

클루지가 만들어낸 생각의 함정을 생각의 무기로 전환하는 법!


-클루지 中






우리 인간에게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클루지는 이 길을 우리에게 제시할 수 있다. 우리가 진화해온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들여다볼 때, 비로소 우리는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우리의 마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클루지 中






인간의 사려 깊은 추론에 적합하면서도 정말로 믿을 만한 기억을 갖추려면 진화의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어야만 할 것이다. 만약 그런 체계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강력하고 세련된 것이겠지만, 또한 그것은 간단히 말해 진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클루지 中





사람들은 때때로 마치 두 개의 자아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행동한다. 하나는 청결한 허파와 장수를 바라는 반면에 다른 하나는 담배를 숭배한다. 하나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나오는 극기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기를 계발하려고 열심이지만, 다른 하나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옛날 영화를 보려고 한다. 이 둘은 서로 통제권을 쥐려고 끊임없이 다툰다. 


-클루지 中





우리는 이중의 클루지를 지닌 셈이다. 우리의 원초아는 우리의 자아와 끊임없는 갈등 속에 있으며, 우리의 단기적 욕망은 우리의 장기적 욕망과 결코 사이좋게 지내지 못한다.


-클루지 中





그러나 동시에 어떤 현명하고 인정 많은 설계사도 인간의 마음을 이렇게 취약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우리의 정신적 취약성은 과연 우리가 사려 깊은 설계의 산물인지를 의심케 만드는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


인간이 우연과 진화의 산물이라면, 사려 깊은 설계자의 작품이 아니라면, 이제 우리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만약 마음이 클루지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클루지 中





해리 스토틀마이어의 에세이와 '어린이를 위한 철학' 커리큘럼은 심리학자들이 '메타인지'라고 부르는 것의, 다시 말해 지식에 관한 지식의 진정한 예를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자기가 아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성찰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우리는 세계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를 의미심장하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클루지 中





클루지를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그래서 그렇구나" 하는 탄식이었다. 살면서 있었던 수많은 나의 결함들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됐다.


매번 물건을 어디 뒀는지 까먹는 지독한 건망증부터 매우 중요한 운전면허 시험에서 갑자기 발휘되는 망각의 샘(지난해 대형 운전면허 시험에서 연습 때는 한 번도 틀리지 않았던 코스를 까먹어 실격 처리를 당했다) 그리고 아무리 탑재하려고 해도 잘 탑재되지 않는 스 센스(Sense)까지!


삶을 살다 보면 뇌를 의심할 만큼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일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그건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인간의 뇌는 완벽하지 않다. 어떤 부분에서 인간의 능력은 컴퓨터는 고사하고 동물들보다도 못하다. 이 책은 인간의 뇌가 고장 난 컴퓨터와 같이 오류투성이인 클루지라는 걸 말해준다. 이걸 깨닫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에 대한 막연한 맹종을 내려놓고, 자신을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보고 마음을 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단, 클루지는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은 독서 초심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용도 그렇지만 책이 말하는 핵심이 무엇인지를 알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표지만 봤을 때는 우리의 뇌가 클루지이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려줄 듯하지만, 대다수는 저자의 단편적 생각과 클루지와 관련된 여러 사례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괜찮았던 이유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인간의 뇌와 마음이 클루지라는 걸 인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패턴과 논리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게 알려줬다는 점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면 말로만 듣던 '메타 인지'를 실생활에서 좀 더 잘 적용해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글로 나아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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