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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 May 16. 2024

[문답47] 당신의 얼굴에는 뭐가 담겨 있나요?

글로 나아가는 이

최근 턱 비대칭이 심해진 느낌이 들어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 질문이 더욱 눈에 띄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턱 비대칭은 오래전부터 내게 있던 증상이다, 입을 크게 벌리거나 턱에 힘을 주면 턱에서 소리가 날 때가 많다. 일상생활에 무리가 가는 점은 전혀 없지만, 유심히 얼굴을 들여다보면 불균형이 느껴진다.


마음에 들진 않는다. 하지만 당장 바꿀 순 없다. 이 비대칭이 언제부터 어떤 원인으로 시작됐는지 찾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세월이 흘렀다. 아마 어릴 적 나도 모르게 했던 턱을 괴고 꺾는 습관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Q. 자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면?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의 전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1861~1863)이 한 말이다. 링컨 대통령이 이 말을 한 의도는 정확히 모르지만, 나는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그만큼의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얼굴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 묻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든 생각인데 요즘은 내 얼굴을 보며 나의 얼굴에는 내가 살아온 삶이 담겨있는지 생각할 때가 있다. 내 얼굴과 표정이 나를 충분히 대변해 줄 수 없다면, 지나치게 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지도 모르니.  


얼굴의 어원에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대다수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담은 형상'이라는 유래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얼(정신)'을 담은 '모습(꼴)'이라고 한다. 내 얼굴을 보면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가.


20대 때는 앳되고 우수에 찬 느낌이 강했다. 30대에 들어선 후부터는 앳된 느낌은 사라지고 조금 더 무겁고 성숙한 느낌이 강해졌다. 그리고 조금은 지쳐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울을 볼 때마다 억지로라도 웃음을 지어 본다. 내가 내 얼굴에 더 익숙해질 수 있게.


내 얼굴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나이가 들수록 웃는 모습이 한층 더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






Q. 당신은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마음에 드나요? 그 이유는?


마음에 든다. 들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든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평생 내가 보고 가꾸어가야 할 내 얼굴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내 얼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얼굴의 출처와 뿌리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내 얼굴은 어머니를 닮았다. 높이 솟은 광대와 이마뼈 모두. 어머니를 닮아간다면 나이가 들수록 두 특징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이렇게라도 미래의 얼굴을 미리 그려볼 수 있다니 다행이다.


얼굴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표정은 더 다양해졌으면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늘 웃음이 많고 웃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참 예뻐보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가장 예쁜 얼굴은 웃는 얼굴"이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그 말이 더욱 와닿는다.


내 얼굴도 웃음의 힘을 간직하고 있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먼저 마음에서의 긍정의 힘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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