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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혁 Oct 31. 2024

여왕벌 전투

07 훈련

  입안에서 피맛이 느껴질 정도로 강도 높은 기초체력 훈련이 연일 반복되었지만, 선수들은 싫어하는 기색 없이 열정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선수들 간 경쟁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축구를 하고 싶어 지원한 사람들인 만큼, 현장의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 몸을 봐. 그게 축구선수의 몸이니? 여기가 예쁜이들 모아 두고 미스코리아 만드는 곳이야? 예뻐 보일 생각일랑 당장 버려. 그 약해 빠진 허벅지로 뭐 하겠다고. 캉캉 춤이라도 추게!"

"아닙니다!"

"누구야 아니라고 한 사람."

"아미가 손을 들었다."

"근성이 있네. 좋아, 너는 운동장 다섯 바퀴 뛴다. 시작!"

"넵"

"나머지는 다시 쪼그려 뛰기 십오 회! 몇 회?"

"십오 회!"

"십오 회 마지막 구호는 없다. 시작!"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선수들은 같은 자리를 맴돌며 쪼그려 앉아 뛰기를 했고, 마지막 십오 세트가 다가오자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열넷!. 하나, 둘, 셋, 열다섯!"


어디선가 작게 마지막 구호 소리가 들렸고,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 구호는 분명 없다고 했는데, 누군가 정신이 빠진 모양이다!. 다시, 제자리 뛰기 이십 회! 몇 회?"

"이십 회!"

"벌써 지쳤나?"

"아닙니다!"

"자 마지막 구호는 없다. 시작!"


쪼그려 뛰기 하는 동료들의 구호 소리를 뒤로하고, 아미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배식받은 음식을 들고 테이블에 앉는 선수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흘려왔다.


"아이고 다리야. 진짜 너무 힘들다."

"난, 힘들어서 똥 쌀뻔했어!"

"야, 힘든데 왜 똥이 나와? 더럽게."

"몰라. 난 힘들면 화장실 가고 싶더라."

"야, 너희들 밥 먹는데 자꾸 똥 똥 거릴래! 매너 밥 말아먹었냐?"

"응, 지금 밥 말고 있어."


수연의 입담에 주변의 있던 선수들이 소리 내어 웃었다.


"야, 캉캉춤!"


수연이 아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그래. 너 잘 달리더라. 육상선수였냐?"

"아니"

"그럼, 댄서?"


선수들이 또 한 번 빵 터졌다.


"아미야, 신경 쓰지 마. 제 관종이야. 주목받고 싶어서 그래."

"민지야, 오후에는 어떤 훈련하는지 알아?"

"나, 졸았나 봐. 어제 들은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나."

"슈팅교정."


앞자리에 있던 주장 경서가 말했다.


"볼 차는 자세 교정한다는 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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