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3년 전,
인류사 박물관 테러는 인간을 적대시 한, AO 무리의 계획적인 공격이었고, 수많은 민간인들과 특경들이 무고하게 희생되었던 사건이었다. 테러 희생자 중에는 아이들과 임산부도 포함되어 있어서, 테러의 잔인함과 참혹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날 사건으로 WGO의 신뢰와 명분은 힘을 잃게 되었고, WGO의 주도로 해왔던 AO 관련 연구와 생산은 잠정적 중단 결정이 내려진다.
인간사회에서 공존하던 모든 AO들은 새로운 등록번호가 부여되었고, DNA 정보가 담긴 GPS칩이 이식되어, 24시간 위치 정보가 모니터링되었다. 또한,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범죄에 연루된 AO는 화이트캠프라는 수용소로 보내졌는데, 여기는 AO 무덤이라는 별칭이 있는 곳이었다.
수용소가 육지에서 55km 떨어진 바다 위에 있어서, 한번 들어간 AO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곳을 빠져나올 수는 없었다. 여러 번의 탈출 시도가 있었지만, 맨몸으로 육지까지 헤엄쳐 간다는 것이 불가능했고, 경비근무자의 총탄을 피했다 하더라도, 백상아리의 표적이 되거나, 익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류사 박물관 테러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던 중에, 숨이 붙어있는 테러범이 발견된다. 총상이 매우 심했던 범인을 극비리에 경찰병원으로 후송하였고, 응급수술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코마 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5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깨어난 테러범은 자결을 시도하며 극렬하게 저항을 했지만, 조사관들의 끈질긴 설득과 회유로 결국, 테러범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테러범의 자백을 통해, AO 테러조직의 실체가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었다.
AO 테러조직은 소속된 조직원이 1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고, 군대 같은 계급 체계로 통제되고 있었으며, 공격용 살상 무기도 다량 보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루라는 자가 조직을 지휘하고 있었는데, 그를 수족처럼 따르는 부하들이, 하급 조직원들을 통제하고 있어서,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했다. 모든 게 마루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으나, 조직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작전을 지시해 온 배후는 따로 있었다고 헸다. 그를 알거나 그의 얼굴을 본 조직원은 없었다. 그들은 어둠 뒤에 모습을 숨기고 있는 그를 '다크'라고 불렀다.
특경은 이 미스터리한 존재를 검거하는데, 수사의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된 AO 테러조직 전담수사팀은, 그들이 머물렀던 본거지를 극비리에 찾아내는 성과를 거둔다. 수사팀이 특경을 투입해 대대적인 진압 작전을 진행했지만, 그들은 이미 현장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검거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 듯 보였으나, 그들이 도주하며 급하게 소각한 자료 속에서 테러와 관련된 증거들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수사는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증거 속에서 AO 조직원 대부분의 신상 정보가 파악되었다. 또한, 그들의 테러 목적을 알 수 있었으나, 배후 인물로 지목된 다크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그를 알고 있는 마루의 행방도 묘연하여, 배후 관련 수사는 안갯속을 걷고 있었다.
바 다로가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죠?"
다로는 누운 상태로 누군가에게 말했다.
"몸은 괜찮으세요?"
"......"
"여기는 ESA 경비함 의무실입니다."
의무관으로 보이는 여자는 인터폰으로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있었다.
다로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다, 옆구리를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갈비뼈가 골절된 상태라서, 많이 아프실 거예요. 당분간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의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로!"
"태주?"
"그래, 이제 정신이 드냐?"
"응, 여기는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