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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혁 Nov 21. 2024

여왕벌 전투

13 혈전

  "오늘 선발 라인업에 김아미 선수가 빠졌네요. 새로 명단에 오른 선수는 8번 김소연 선수입니다."

"김아미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없는 걸로 봐선, 지난 1차전 경기 부진 때문인 것 같은데,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는 건 전술변화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신생팀이다 보니 경기 데이터가 없어서 김소연 선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제가 파악하기론 그동안 아마추어팀에서 꾸준히 축구를 해왔고, 몸싸움과 치고 달리기에 능한 선수라고 합니다. 파란펭귄은 1차전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많이 준비를 했다고 하니, 한 번 지켜보시죠."


파란펭귄은 초반부터 열정불꽃팀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전술을 유리하게 이끄는 듯 보였으나, 정작 유효슈팅이 나오질 않아, 잘하고도 칭찬받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경기시작 10분이 지날 때쯤, 파란펭귄의 기세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열정불꽃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었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팀 수비수들을 당황스럽게 하더니, 급기야 골키퍼 서민지의 패스를 인터셉트한 열정불꽃팀 주장 주해인선수가 가볍게 볼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며 팽팽하던 경기의 균형을 깨뜨렸다. 파란 펭귄 강감독은 전반에 선제골을 넣어야 경기를 리드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초반부터 선수들을 강하게 밀어붙였건만, 상대팀의 강한 압박 작전에 휘말린 수비 불안이 오히려 골을 내주는 상황이 되고 보니, 게임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강감독은 수비를 하던 유소라를 9번 황미미와 교체하며 주해인 전담 마크를 지시했으나, 경기 경험이 많던 주해인은 마크맨의 타이트한 압박에서도 파란펭귄 골대를 향해 위협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날렸고, 전반전 경기가 끝나갈 무렵, 강력한 중거리 슛을 파란펭귄 골대에 꽂아 넣었다.

전반전 경기 결과는 2 : 0

앵그리걸과의 참패가 떠올라 강감독은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아무리 고민해 봐도 좋은 해법이 떠오르질 않았기에 헛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김아미를 원 탑으로 하는 게 어떨까요?"


나코치가 제안했다.


"아미를?"

"네, 상대의 압박 작전을 역으로 이용해서, 수비수 숫자를 늘리고 아미에게 속공으로 기회를 만들어 주면 뭔가 될 것 같습니다."

"1차전 영향은 없을까?"

"누구보다 승부 근성을 가진 선수입니다. 한번 더 기회를 줘보시죠."

"수비수는?"

"현재로선 유소라가 제일 컨디션이 좋은데, 유소라는 어떠신지요?"

"그래, 후반에 그렇게 해보자."


파란펭귄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후반전 경기에 임했다. 누구보다도 아미는 지난 경기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기에,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었다.

상대의 압박은 여전히 집요했고, 수비수들은 패스 실수가 잦았다. 골키퍼 민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아미를 향해 직접 패스를 시도했지만, 민지의 패스는 거리가 멀어 정확도가 떨어졌고, 상대 수비에게 번번이 빼기고 말았다. 하지만, 아미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었다.

견고한 상대팀 플레이가 좀처럼 깨지지 않던 중에, 상대의 공을 가로챈 유소라의 패스가 전방에 있던 아미에게 정확하게 연결되며, 아미에게 슈팅 기회가 찾아왔다. 아미는 상대 수비수의 몸싸움을 피해 오른발로 볼을 컨트롤하며, 상대 골대를 향해 강하게 슛을 했다.

아미의 발끝을 떠난 공이 상대팀의 골대 구석으로 향했고, 당황한 골키퍼가 황급히 몸을 날려 보았으나, 공은 이미 그물망을 흔들고 있었다.

파란펭귄이 드디어 첫 득점에 성공했다.

파란펭귄 선수들은 서로 끌어안으며 감격해했고, 관중석에서는 격려의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14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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