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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데우스 Apr 12. 2024

서귀포의료원

시니어 살아남기 -  응급조치 및 제주 탈출 준비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응급조치는 받았는데

토, 일요일은 휴일이라 수술은 할 수 없단다.

안 되겠다. 제주를 탈출하여 수원에서 수술을 받아야겠다.


골절 상태


낙상사고 후 4시간 만에 구급차에 태워졌다. 서귀포의료원으로 간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놀라는 아내, 미안한 마음이다. 구급차 내에서 119 구조대원과 지인 사이의 꼬인 이야기가 들린다. 지인과 함께 구조대가 출발했으면 1시간 정도는 더 일찍 구조되었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다. 서귀포의료원으로 달려가는 시간은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앞으로 시간이 암담하기만 하다.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하니 응급조치를 받는데, 아내가 왔다.  급히 달려온 아내를 보니 안쓰럽다. 엑스레이를 찍으려고 골절된 다리를 올리는데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통증이 몰아친다. 낙상사고 현장에서는 핸드폰을 찾아야 살 수 있어 엉덩이로 움직일 때는 아픈 줄도 몰랐는데 구조된 후 응급실에서 액스레이에 몸을 올리는데 어마어마한 통증이 온몸으로 퍼진다.


손가락 탈구를 원상 조치하는데 왜 그리 아픈지 눈을 감고 아우성쳤다. 이마가 찢어져 6 바늘 꿰매는데 따끔거린다. 다리는 찢어진 부위를 꿰매고, 발부터 허벅지까지 붕대를 감고 긴 반깁스를 하였다. 간호사에게 다리 수술은 언제 하느냐고 물었더니 내일 할 것 같다는 대답이다. 응급조치를 끝내고 서귀포의료원에 입원하였다.


작년에는 낙상으로 갈비뼈에 균열이 생겨 입원했는데 수술 없이 약물 치료로 괜찮아졌다. 그런데 1년도 안돼 정강이뼈 골절을 당했으니 큰 수술과 재활이라는 긴 싸움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기간이라 병원의 면회도 금지되고, 간병인도 밖에 나가면 코로나검사 확인이 있어야 들어온다. 그래서 아내도 병원에 갇혔다.  



서귀포의료원


입원한 이튿날은 토요일인데 수술하라는 연락이 없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주치의의 집이 성산이라 토, 일요일은 휴진하고,  월요일에야 수술한단다. 그렇다면 이틀이나 이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 그래서 제주의 한라대병원으로 이송하여 수술받아도  제주의 전셋집은 3층 계단을 올라야 하고, 결정적으로 침대가 없어 다리 수술 후 퇴원해도 재활병원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제주를 탈출하여 수원에서 수술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수원으로 가는 것도 만만찮다. 비행기는 부은 다리가 압력에 터질 수도 있고, 비니지스석도 다리를 뻗을 수 있을 만큼 넓지 않다. 그리고 공항 이용 절차도 복잡해서, 여객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들과 통화하여 일요일에 첫 비행기로 내려오기로 했다. 그리고 여객선의 침대가 있는 가족실을 예약했다. 장애인특별서비스 제도가 있어 차량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간다고 한다고 하여 마음을 놓았다.


보지도 못한 주치의에게 전화로 사정하여 퇴원수속을 밟았다. 딸은 수원의 아주대병원에 예약하고, 3개의 정형외과병원을 추천했다. 정말 바쁘고 애타는 하루가 또 이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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