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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데우스 Jun 03. 2024

이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시니어 살아남기 - 침대에서

침대가 주무대인 집 안에 갇힌 생활

"이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6년 전 본 영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유리창과 방충방 너머의 세상


침대가 주무대인 집 안에 갇힌 생활이 계속된다. 그래도 봄날의 시간은 어김없이 가고 있다. 누워서 라디오를 듣다가 무심코 고개를 뒤로 젖혔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봄날의 밖을 유혹하고 있다. 집안에 갇힌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밖에 대한 그리움이다.

 

생각은 6년 전 본 영화 유스(youth)로 달린다. 영화를 볼 당시보다 현재에 느끼는 절실함이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된다. 자신의 처지의 맞아떨어질 때 느끼는 동질감에서 그럴 것이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스위스 휴양지에서도 밖을 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시설과 서비스가 좋아도 권태에 물들 수밖에 없다. 풀장에서 젊은 여인의 나신을 보며 호기심을 발하다가도 무기력이 다시 고개를 든다. 두 노인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젊어서는 미래가 현미경처럼 가까이 보이지만, 나이 들어서는 과거가 망원경처럼 멀게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퇴원해서도 계속되는 침대생활로 정상의 몸도 비정상화되고 있다. 손발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불확실하다. 보통 사람들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침대 생활이다. 침대를 벗어난 밖은 젊음이다. 이동의 자유가 주는 생활 자체가 행복이다. 


꽃에 대한 애정과 경이로운 감정을 느꼈던 지난 시간들이 나의 젊음을 증명해 주었다. 내 마음대로 생각하며 돌아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이었던가? 침대를 벗어나려는 노력, 그것이 재활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이것도 재활이다.


영화 "유스(youth)"의 한 장면



손과 발이 묶인 침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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