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살아남기 - 통원치료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고
1차 통원치료도 받았고
아들 덕에 바깥세상 구경이네
퇴원하여 1주일 동안 집 안에만 있었다. 본격적인 재활운동을 하기엔 이르다 보니 침대에 누워서 집에서 적응하는 기간이다. 퇴원 후 1주일 만에 첫 외래진료 날이다. 아들이 승용차를 가져와서 1일 외출을 도와주었다. 우선 길게 자란 더벅머리를 깎는 것이 1순위이다.
외목발로 겨우 깨금발 몇 발자국 정도 움직일 뿐임으로 검색하여 1층이며, 주차 후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미용실을 동탄에서 찾았다. 동탄으로 달리는 동안 창 밖을 보았다. 외출을 실감한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자만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의 상쾌함이다.
미용실에 도착했다. 1층인데 주차하고 5m 정도 걸으면 앉을 수 있는 곳이다. 부축을 받아 의자에 앉았다. 더부룩한 머리가 거울에 비친다. 2개월이 넘은 머리숱이 삭둑삭둑 잘린다. 낙상사고의 찌꺼기가 떨어지는 기분이다. 잘린 머리카락이 수북이 쌓인 바닥이 미끄럽다.
아주 짧게 깎은 머리를 거울로 보니 시원하다.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하는데 머리가 길어 감기도 불편했었다. 몸은 아파도 머리칼은 잘 자란다. 미용실을 나와 수원의 수병원으로 달렸다. 창밖을 보면서 아들 덕에 바깥세상을 구경하는구나. 나이 들어 당한 뜻밖의 사고가 자식들의 자유도 많이 제한한다.
수원의 수병원에 도착하여 손가락과 다리를 X-ray로 찍었다. 진료실에서 다리 사진을 보았는데 퇴원할 때 보았던 영상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새끼손가락의 실밥을 뽑았다. 따꼼함이 심해 얼굴을 수차례 찡그렸다. 통원진료를 마치고 집의 지하주차장에 닿았다. 엘리베이터까지 외목발 연속 30m에 진땀이 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힘들었던 하루의 일정이 갔다. 머리를 깎은 후련함과 1차 통원치료를 마쳤다는 여유는 저리 가고 피곤에 파김치가 되었다. 이제 침대에 누워 피로를 풀어야 한다. 그런데 어제는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하는 신세를 한탄했다. 어제와 오늘의 침대는 나에게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