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살아남기 - 잡꿈
머리가 복잡해
무의식이 발악한다.
살아난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정형외과 병원에서 수술과 입원으로 보낸 후 19일 만에 집으로 퇴원했다. 낙상사고와 제주탈출, 수술까지 끝내고 집에 왔으면 그래도 편안한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잡꿈에 시달리며 몇 날 며칠을 혼란한 밤의 시간을 보냈다.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리라. 겉으로는 멀쩡한 척해도 마음속은 복잡하다. 재활의 시간이 거의 3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이가 얼마인데 말이냐? 또 제주살이는 어떻게 될까? 재활이 끝나면 잘 걸을 수 있을까?
수술 전 주치의가 말한 "어쩌면 다리를 절을 수도 있다"의 뜻은? 통깁스한 다리 속의 철심(금속판)도 언젠가는 수술로 꺼내야 한다. 또 구부러진 새끼손가락은 어쩌라고? 어쩌면 통기타를 떨궈야 하는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잡을 때 새끼손가락 힘이 가장 필요하다는데 등등 손과 발을 수술한 여파가 생활 전반에 경고등을 켠다.
낙상사고, 수술, 입원 중에는 경황이 없어 현실을 버티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집의 침대에서 하루종일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밥숟갈 뜨는 것이 전부이다. 왼손에 깁스까지 하였으니 누워 책을 펴서 읽기도 어렵다. 오른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글을 입력하는 두 가지 행위를 할 수도 없다.
그러니 멍한 천장만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잡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밤중에 꿈을 꾸다가 땀을 흠뻑 흘기도 여러 번이다. 나의 절박한 현실에 대한 무의식적 발악일까? 머리청소를 하려는 기특한 동기일까? 시공간을 깨트리며 좌충우돌하는 잡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