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의 코끼리 타기
제주 숲속에서 찾은 코끼리
현실과 추억이 코끼리 코로 연결된다.
숫돌담고사리 무성아는 코끼리 코를 닮았다.
어느 농원의 화분에서 자라는 고사리가 눈에 딱 띄었다.
이름을 물어보니 숫돌담고사리란다.
두툼한 잎을 길게 뻗는 모습이 멋진 고사리로 느껴졌다.
그 후 야생에서 보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숲속에서 숫돌담고사리를 보았다.
몸에서 돋는 희열을 느끼며 허리를 숙였다.
잎 끝에 달린 무성아가 코끼리 코를 닮았다.
고사리 새순의 등각나선은 "불가사의한 나선"으로도 불린다.
숫돌담고사리의 무성아 새순 등각나선은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본체에서도 새순이 올라오지만
무성아에서 돋는 새순이라말로 야생에서의 생존이라는 명제를 잘 설명하는 것 같다.
농원에서 자라는 것과 야생에서 자라는 것의 차이는 야생의 강인한 생명력을 엿보는 것이다.
야생의 식물을 찾는 것은 치열한 생존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다.
힘든 산행과 숲속 탐사를 하는 것은 이런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서다.
무성아 새순을 찾으며 숫돌담고사리의 강인한 모습을 보았다.
숫돌담고사리 무성아에서 나온 새순
숫돌담고사리는 상록성 여러해살이 양치식물로
산지 숲속 바위 틈에서 자라는데
키는 30~70cm이며, 3~4회 깃꼴겹잎이다.
잎이 두툼하고 예뻐 원예용으로도 활용하는 숫돌담고사리이다.
돌담고사리는 흔한데 숫돌담고사리는 아주 희귀하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자라며, 한라고사리라고도 한다.
숫돌담고사리의 학명은 Asplenium prolongatum이다.
종소명 prolongatum은 라틴어 Prolongatus(연장된)의 뜻으로
잎 끝에 길게 늘어진 무성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숫돌담고사리 포자낭군
어느 해 겨울 늦은 시간 숲속을 탐사하다가 숫돌담고사리 군락을 발견했다.
용암석과 나무들이 엉겨 붙었고 낙엽과 잔설이 쌓인 곳에서
숫돌담고사리들이 모여서 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한겨울에 싱싱한 잎을 늘어트리며 반짝이는 모습은
힘들고 위험한 곶자왈의 시간을 단숨에 역전시키는 풍경이었다.
이 맛에 숲속 탐사의 발걸음은 계속되는 것이다.
숫돌담고사리야~
강인한 모습 그대로 변치말고 보여주라
너의 터전이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
숫돌담고사리 군락
국명 / 숫돌담고사리
학명 / Asplenium prolongatum
학명 / 꼬리고사리과(Aspleniaceae) 꼬리고사리속(Asplen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