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강홍(滿江紅)을 꿈꾸다 / 물개구리밥

(41화) 질소를 고정하는 녹조류와 공생

by 로데우스

푸른 잎사귀가 붉게 물드는 만강홍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에서는 최상급의 퇴비

공생 유전자를 직접 핵으로 전달하는 독특한 공생관계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BEw5Xkb1RHQ%2BSM75QWoGYTBihto%3D 제주의 미나리밭에서 유채꽃과 함께본 만강홍


양치식물의 아름다움은 고사리 마니아라면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기준으로서 양치식물의 아름다움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물개구리밥이 만드는 Red의 강렬한 맛은 황홀을 선사한다. 제주의 유채꽃 피는 이른 봄날의 아름다움은 제주여행자를 행복하게 한다. 덧붙여 작은 미나리밭에서라도 물개구리밥의 붉게 물든 풍경을 유채꽃과 함께 볼 수 있다면 행복 플러스 감탄일 것이다. 그 아름다움을 넓고 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본다는 꿈을 꾼다. 양치식물의 아름다움을 보편화하고 싶은 마음이 꾸역꾸역 굳은 머릿속에서 꿈틀거린다. 물개구리밥을 만강홍(滿江紅)으로 부르는 사람들의 마음도 같을 것이다.


제주에서 붉게 물든 모습은 보았으나 포자낭수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물개구리밥은 포자낭수보다 잎의 중요성이 더없이 중요시되고 있었다. 포자낭수를 못 본 제주의 아쉬움을 집어던지고 잎의 경제성을 공부하라는 통영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만 같았다. 다시 책을 들추고 웹서핑을 하면서 실감한 물개구리밥의 경제성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yvJ7JWOrIvOaJlukTTi9Nih%2FaFY%3D 물개구리밥이 수면을 덮고 단풍 든 모습


물개구리밥류(Azolla)는 물 위에 떠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양치식물이다. 잎의 형태가 극도로 축소되고 전문화되어 다른 양치류와 상당히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이끼나 개구리밥과 더 비슷하다. 물개구리밥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 중 하나이며, 군락으로 물 위에 매트를 만들어 수면을 덮곤 한다.


물개구리밥이 수면을 덮으면 모기 성충이 알을 낳기 어렵게 때문에 모기 방제용으로 물개구리밥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물개구리밥의 영어명은 mosquito fern(모기고사리)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tLYOvLFHG2CtapfVRftusuM1tDA%3D 물개구리밥의 잎은 작은 질소공장이다.


물개구리밥은 특수한 잎 구멍 속에 질소를 고정시켜 주는 시아노박테리아인 아나바에나 아졸라(Anabaena azollae)을 품고 있다. 아나바에나는 안락한 서식 장소를 얻고, 물개구리밥은 영양에 필요한 질소를 안정적으로 얻기 때문에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물개구리밥은 동남아시아에서 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000년 넘게 퇴비로 사용되어 왔다. 증식한 물개구리밥을 벼를 심은 사이마다 넣어주고 벼가 무성하게 자라면 햇빛이 차단된 물개구리밥은 논바닥에 가라앉아 죽는다. 죽은 물개구리밥에서 방출된 질소를 벼가 흡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개구리밥은 추위와 더위에 약하므로 온대지방인 중국에서는 겨울과 한 여름의 두 계절 동안 물개구리밥이 죽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런데 1977년 미국으로부터 추위에 강한 주름물개구리밥(Azolla filiculoides)을 도입하면서 물개구리밥 재배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렸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물개구리밥의 대다수도 추위에 강한 종인 주름물개구리밥일 가능성이 크다.


물개구리밥은 이형포자(대포자, 소포자)를 통한 유성 번식을 하지만, 대부분은 뿌리줄기에서 발생하는 단편화를 통한 무성생식을 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퍼진다. 이렇게 물개구리밥은 담수 지역을 쉽게 덮을 수 있고, 이상적인 조건에서는 약 10일 안에 표면적 또는 밀도를 두 배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슈퍼 식물(super-plant)이라고 불린다.


물개구리밥의 성장에 대한 일반적인 제한 요인은 인(P)이다. 부영양화 또는 화학적 유출로 인한 풍부한 인은 종종 물개구리밥의 번식과 밀접한 관계이다. 물개구리밥과 아나바에나 박테리아 공생 연관성은 아주 독특하다, 즉, 물개구리밥과 공생하는 아나바에나는 다른 식물과 달리 아나바에나의 유전자가 물개구리밥의 세포의 핵으로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아나바에나는 물개구리밥에 완전히 종속되는 삶이다. 이렇게 볼 때 인은 물개구리밥의 에너지인 동시에 유전 정보를 지탱하는 원소이므로 종종 물개구리밥의 꽃(Azolla blooms)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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