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시절로 돌아가보자 / 생이가래

(42화) 3장의 잎 중 1개는 물아래로 뻗어 뿌리역할을 한다.

by 로데우스

생물과목은 중학교에서 배우는데
어른이 되면 생물과 멀어지는 현실이다.
시니어가 되어서야 다시 생물을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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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도 자생한다는 생이가래는 면식조차 못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통영에서 와서야 생이가래가 있다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중학교 1학년 과학 포스팅에 잎이 변하여 뿌리로 된 "생이가래"가 소개된 것을 발견했다. 중학교 1학년의 호기심으로 생이가래를 보는 시각을 넓혔다.

생이가래(Salvinia natans)는 물 위에 떠서 자라는 작은 수생 양치식물이다. 두 개의 잎이 나란히 연속으로 붙어 물 위에서 매트를 만들고, 네가래와 함께 사는 풍경은 아름다운 연못을 만든다. 생이가래는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자라는데 잎의 모양이 예뻐 상업적으로 water butterfly wings(물나비날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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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생이가래는 3장의 잎이 돌려난다. 실제 2장의 잎은 물 위에 뜨지만 한 장의 잎은 물아래로 내려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 역할을 한다. 그 뿌리 역할을 하는 포자엽에서 포자낭과(sporocarp)가 달린다. 포자낭과는 수생고사리인 네가래, 생이가래, 물개구리밥에서만 나타나는 유성 생식기관인 것이다.

tfile.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fCRUPekwowqjAnQRB1QaSBgHlTU%3D 생이가래 잎 윗면의 다세포성 털(trichomes)


생이가래의 잎 윗면에는 유두돌기(papillae)라고 부르는 다세포성 털(trichomes)들이 매우 밀집한 형태로 정렬되어 있다. 이 털들은 친수성(hydrophilic)이 있어 털과 잎 표면 사이의 공기를 붙잡아 생이가래가 물속에 잠기지 않고 물 위에서 살아가게 한다.

생이가래의 잎을 손가락으로 눌러 물속에 밀어 넣었다. 물속에 들어간 생이가래 잎의 표면에 공기층이 보였고, 손을 떼자마자 스프링처럼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른 잎은 젖지 않았다.


생이가래(Salvinia natans)의 공기층 유지 기능은 살비니아효과(Salvinia effect)로 설명된다. 표면을 항력 감소 코팅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속을 움직이는 물체 표면의 공기층은 둘 사이의 마찰을 감소시키며, 살비니아 효과 코팅은 마찰을 30% 이상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코팅을 선박에 적용하면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단다. 살비니아 효과 표면은 수면의 기름을 흡수하는데 매우 능숙하며, 기름 유출을 청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재료로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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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가래의 잎 아랫면과 줄기, 포자낭과에도 털이 붙어 있고, 긴 뿌리잎에도 털이 많다. 이러한 침수엽은 생이가래가 물의 흐름에 쓸려가지 않도록 균형추 역할도 하고 있을 것이다. 생이가래의 독특한 생태는 연꽃공원의 연못을 생이가래 군락으로 덮는 왕성한 세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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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가래 소포자낭(좌), 대포자낭(우)


연꽃공원의 늦가을은 시든 연꽃으로 한산했고, 1년생의 생이가래들도 검게 변해있었다. 생이가래 잎을 건져보니 뿌리잎에 수많은 포자낭과가 달려있었다. 생이가래의 포자낭과는 소포자낭과 대포자낭이 있는데, 수많은 포자낭과를 절개해 보았지만 전부 소포자낭이었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대포자낭을 찾는 시니어의 눈은 흐릿해졌고, 허리는 과로에 소리를 지른다. 대포자낭을 본 것은 나흘 후 우거저수지였다. 저수지 아래 도랑에서 한 개체의 잎을 건져 말렸다. 그 한 개에서 나온 대포자낭이 몸을 떨게 하는 희열을 안겨주었다.

피곤한 몸으로 집에 와서 밤늦도록 웹검색을 하며 생이가래의 생애 단계를 공부했다. 생이가래는 1년생이며, 유성생식 및 무성생식을 한다. 유성생식기관의 대포자낭은 32개의 대포자를 생산하며, 그중 하나만 생존하고, 소포자낭은 64개의 소포자를 가지고 있다. 늦가을의 생이가래의 포자낭과들은 연못 바닥으로 떨어지고, 포자낭과의 껍질이 분해되고, 포자들을 점차적으로 방출된다. 그리고 겨울 휴면 동안 상당수의 포자들은 죽는다. 봄이 되어 살아난 대포자는 암컷 배우체로, 소포자는 수컷 배우체로 성장하고,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 포자체인 생이가래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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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까지 생이가래는 성장하고, 8월 말과 9월 말 사이에 분열에 의한 무성번식으로 10배까지 증가시키는 폭풍 번식을 한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 텍사스 인근에서 몰레스타생이가래(salvinia molesta)의 두툼한 매트는 통나무배의 통행을 막고, 물속의 햇빛을 차단하는 바람에 물속의 산소 농도가 희박해져서 물속 미생물들의 죽음을 맞게 되었다는 사례가 양치식물 자연사에 나온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생이가래는 잎의 폭이 1cm 정도인데 반해 몰레스타생이가래는 잎의 폭이 4cm나 되어 거대 살비니아로 알려져 있다. 몰레스타생이가래는 원래 브라질 남동부가 원산지인데, 미국 전역의 수많은 호수에 우연히 도입되어 부영양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2019년부터 유럽연합의 외래 침입종 목록에 몰레스타생이가래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함안의 소류지에 물개구리밥 군락이 있었다는데 갑자기 사라지고 지금은 생이가래가 증식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생이가래의 번식력을 알고 나니 연꽃공원의 생이가래 군락을 보는 마음이 편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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