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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태석 Feb 20. 2021

발리 탈출

인도네시아 발리 편(4)

  신혼여행으로 떠난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내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을 떠나온 지도 여러 날이 되었다. 밤에 도착해 풀빌라에서 첫 날을 묵고 다음 이틀 동안 여행을 다닌 우리 부부는 3일 째는 풀빌라에서 풀 휴식을 취했다. 다만 6월 말이 인도네시아에서는 겨울 비슷하게 추운 날씨라서 생각보다 수영을 많이 못 했다. 게다가 내가 물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더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설마 수영을 많이 못해서 누군가가 원한을 품는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길 바란다.)


  마지막 날이 밝았다. 우리는 수영장에서 3, 4일 동안 타고 놀았던 유니콘 모양의 튜브에 대한 처리를 놓고 고민을 했다. 가져가도 안 쓸 것 같다는 생각에 동의하여 버릴까 했는데 마침 가이드 분의 집에 아이들이 많다고 하여 가이드가 가져가는 걸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일정으로 쇼핑, 쇼핑, 쇼핑을 나섰다. 신혼여행 패키지를 비롯해 많은 패키지들에 쇼핑이 추가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신혼여행을 가게 되면 선물을 많이 사게 되어 쇼핑이 많은 듯싶다. 4, 5군데 쇼핑을 하러 다녔는데, 양가 어머님들 드릴 작은 백을 하나씩 샀고, 작은 장신구 몇 개도 산 듯하다. 



  그리고 오후에는 발리의 우붓 시내를 구경했다. 우붓 시장이 제법 번잡스러웠다. 그래도 여기서 꽤 많은 걸 샀다. 신혼집 현관에 걸어 놓을 드림캐처도 하나 장만했고, 발리에서 사면 좋다고 하는(정말 그런지는 잘...) 라탄 백이나 라탄 바구니도 구매할 수 있었다. (라탄 매장은 폴로 매장 등과 함께 정규 쇼핑 코스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가장 잘 샀다고 생각되고, 잘 쓰고 있는 두꺼운 나무 도마도 우붓 시장에서 구매했다. 그때 다소 어려 보이는 청년이 - 물론 나도 청년이지만, 나보다 조금 더 어린 - 도마를 팔았는데, 제법 괜찮게 흥정을 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다. 시장은 달러나, 인도네시아 화폐로 계산하는데, 용산처럼 계산기로 가격을 흥정한다. 무조건 깎자!


  마지막 마사지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발리 공항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공항 안까지 따라 들어올 수 없어서 공항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가이드 분과 기사님의 팁을 따로 챙겨드리고 공항에 들어와 티켓팅을 하고 출국 수속을 마쳤다. 새벽 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안 자고 버티는 게 숙제였다. 면세점에서 양가 아버님들께 드릴 선물 구매를 마치고 면세점 초콜릿과 자잘한 선물들을 더 구매하고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돌아오는 길엔 기내식은 아침 한 끼를 먹었고, 오는 내내 자면서 왔다. 

  

세계일보 당시 뉴스 기사 일부 캡처

  새벽 1시 15분에 출발한 비행기가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다는 기쁨과 함께 데이터를 켜고 핸드폰을 확인하면서 네이버를 켰는데 발리에 관한 뉴스가 올라와 있었다. 발리 아궁 화산 폭발로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이 일시 폐쇄되었다는 기사였다. 다시 말해 우리가 결혼식을 하루 늦게 출발했거나, 여행 일정이 하루 더 길었거나, 2시간만 더 발리에 있었다면 꼼짝없이 발리에 갇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본의 아니게 발리 탈출로 마무리지은 신혼여행은 덕분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생애 첫 해외여행이기도 했고, 와이프와 함께 한 첫 해외여행이기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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