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그대여 – 스텐딩 에그)
7. 내 사람을 알아보는 법, 내 사람들을 얻어가는 과정
(반짝이는 그대여 – 스텐딩 에그)
반짝이는 그대여 이 세상에 그대보다 소중한 건 없어
상상했던 모든 순간 보다 더 그대가 더 빛나요
무너지고 아팠었던 그대 모든 날들을 내가 감싸주고 지킬게요
반짝반짝함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 있나?
내가 참 그때... 반짝반짝했지...라고 인생의 어느 지점을 그리워해본 적 있나?
혹은 보기만 해도 반짝거려서 내 마음이 간질거리고, 부러운 마음마저 들었던 찰나가 있나?
나의 직업은 홍보담당자. 때론 캠페인을 구상하고, 이벤트를 고민하고,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해 보고,
좋은 기사 100개보다는 부정보도 1개 때문에 새벽부터, 혹은 자정까지 마음을 졸이는 것이 일상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장점을 꼽으라면 진짜 좋은 사람들, 반짝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홍보 자체를 홍보할 일은 없고, 한 분야의 전문가, 이 정책에 대해서 명쾌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 새로운 시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정말 업무 자체가 좋아서 집중하고 있음이 느껴지는 이들을 마주한다. 담당하는 분야에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지원하는 업무도 있는데, 그때 만났던 사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가 20대 후반이었다.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투자자들에게 브리핑하고, 투자금을 받는 행사에서 1등을 차지했는데, 그 스타트업의 초기 창업자였다.
꼭 미국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서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다가 2년간 무작정 떠났던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업무경험이 지금의 자산이 되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랑 단 둘이 사무실에서 창업 준비를 하는데
너무 무섭고 불안하고 이러다가 때를 놓치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안 하면 후회할 거 같아서 지금의 창업을 시작했다고 웃는데, 와... 진짜 얼굴에서 빛이 났다.
20대 후반의 불안이, 내가 겪었던 그 터널이 생각나서 공감하게 되었다.
기업의 사례를 알리고,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창업지원 정책들이 알려질 수 있도록 한 경제매체에 소개하고,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고 돌아오는 길에... 자꾸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따뜻해졌다.
아, 나는 어땠나,
그냥 보기만 해도 반짝반짝한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의 20대를 자꾸 생각하게 되었다.
밝고 명랑하지만 자기 주관이 뚜렷했고 많은 직원을 책임지고 있는 오너십도 가진 그녀를 만나고 나니
어떤 일이든 더 잘하고 싶었고, 더 잘 해내고 싶었고, 안되면 어떡하나 걱정보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움직였던 그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나도 그랬었나.
나는 어땠었나.
나를 아끼는 사람들은 내가 힘들 때마다 나의 5년 뒤가 너무 기대된다고 응원했고,
너무 힘들어 출근길, 사무실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 근처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으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일 때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더 많이 웃었다.
많은 거절에 익숙해지고, 많은 지적에 적응하고 나니,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들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섣불리 단정하거나,
누군가에 대해서 첫인상만으로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마음속으로는 사람은 겪어봐야 알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을 찬찬히 겪을 시간의 여유, 마음의 공간이 없으니
누군가, 내가 믿을만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그렇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누군가에게 대해서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알아갈 마음의 여유가 적어지니
그저 조직원의 한 명으로, 직장에서 만나게 되는 동료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마음이 편해지고 있다.
배우는 모든 것에서 눈을 반짝이고
열린 마음으로 마주하는 모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사람을 만나고 나니,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인터뷰 시간마저 자신의 배움 기회로 만들어버리는 영리한 그녀를 보니 자극이 되었다.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우리에게,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다.
참 무모해 보였지만 도전할 때 주저함이 없었고, 결국 이루어내던 시절.
힘들어도 좋으니 지금 선택에 책임져보자는 주관이 명확했던 시절.
경험이 늘고 경력이 쌓이고 나니 적을 만들지 않도록 조율하는 능력은 늘었지만
내 생각보다는 조직이 원하는 방향만 남은 건 아닌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자문하는 시간도 늘었다.
대행사에서 홍보의 커리어를 시작하고 나서, 열정적으로 일을 하던 시절.
당시 나는 하루하루가 너무 무섭고 걱정되고 빠른 승진 뒤에 붙는 무거운 책임감에 한숨 쉬는 순간이 많았다.
일이 너무 쌓이고 몰리고, 무엇보다 크지 않아서 모든 의사결정을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도 있었음에도 보고 배울 사람이 많지 않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팀원을 제대로 이끌고 있는지 걱정이 되어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목말라했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제대로 갈 수 있는 지혜의 책- 이런 게 있다면 큰돈이 들어도 사고 말리라! 이렇게 다짐했던 시간들이었다.
회사에서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음에도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고 다른 곳으로 이직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아직은 더 도전해야 할 나이로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직하고도 쉽지 않았다. 이직처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이직한 덕에 나는 초기에 마음을 크게 다치고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후회하냐고? 아니.
이직을 통해서 얻게 된 것들이 많았다. 막연하게 기대하고,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웠던 관계와 업무에 대해서,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너무 많은 관계들 사이에서 아직도 방황하지만
나는 그 선택이 나를 성장시켰고, 다시 한번 그 순간이 오더라도 내가 이직이라는 결단을 내릴 거라 믿는다.
그 모든 순간에, 나의 선배, 나의 멘토들, 그리고 한결같이 나를 응원해 주며 나의 반짝반짝함을 곁에서 보고 지켜주었을 많은 이들이 있었다.
살아있고 발전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때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그저 내가 지금을 행복하게, 가장 나답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지.
혹시, 나에게도 반짝이는 순간이 있었을까 돌아보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기억하자
모두에게 반짝이는 시간이는 시간이 존재했다. 때론 내가 그 순간 너무 몰두하고 집중해서 내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거다.
혹은 아직 나에게 반짝거리는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그저, 결심하고 나아가면 된다.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행복한 일을, 내가 사랑하는 일을
내 일상에 채워 넣는 것만으로도 내가 반짝거리게 될 거란 것을.
지금의 반짝거림은 무엇일까.
반짝거리는 내가, 당신이, 우리 모두... 많이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