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피곤해 눕고 싶어 안달인 어른과 달리
아기들은 오는 잠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며
잠투정을 한다.
어린 아기들에게 잠든다는 건
마치 이 세상이 없어지고
눈앞의 엄마와 영영 헤어지는 것 같은
공포스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아기들의 머릿속에선
의식이 점차 흐려져 잠드는 매일의 과정은
일종의 작은 죽음이다.
그러니까 아기들은
매일 죽고 매일 태어나는 셈이다.
윤회가 있니 없니
환생이 있니 없니
무성한 말들이 있다.
멀리 갈 거 없다.
우리는 매일 작은 죽음을 맞으며 잠들고
오늘 모두 새로 태어난다.
새로운 아침식사를 하고,
새로운 양치를 하고,
새로운 커피를 마시고,
새로운 수다를 떤다.
비슷하리만치 반복되는 일상의 삶.
우리는 이미 매일의 윤회 속에 있다.
이번 하루의 생에서
나는 어떤 삶을 경험할 것인가.
솜털 보송한 아이의 볼을 쓰다듬고,
커피 향기와 온기를 느껴보자.
매일 지나치는 이웃들과 소소한 인사를 나누고,
아직 새빨간 단풍잎을 절반 치는 달고 있는 집 앞 나무에게 눈길을 주자.
오늘도 하루 치의 생을 마치며
스스로에게 인사를 건넬 것이다.
이번 생을 잘 마치셨군요.
다음 생을 준비하러 잠자리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