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 없는 연락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이 그리워서
사람으로 외로워서
내 그리움과 외로움을 채울만한
'아무나'에게 하는 연락.
두 번째는
특정한 누군가의 얼굴이
이유도 없이
아른아른 동실동실거려서 하는 연락.
친구야.
오늘 나는 너에게 전화를 건다.
네가 좋아하는 붕어빵 리어카가
마침 집 앞에 있어서 말이야.
빙판 길에 휘청거리는 아저씨를 보고
안 그래도 잘 넘어지는 네가
이번 겨울은 안 넘어지고 잘 지냈나 궁금해서 말이야.
친구야,
나를 잊고 순전히 너를 떠올리는 이 순간.
생경한 이 순간이
나는 너무 좋다.
사람이 그립지도 않고
사람으로 외롭지도 않은데도
여전히 보고 싶은
소중한 네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