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내가 만약 죽는다면

확정되지 않은 가능성 앞에서 비로소 마주한 삶의 진짜 얼굴

by 부엄쓰c


병원의 평범한 진료실에서,

의사는 담담하게 말했다.


“암이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가 정상이라 해도,

가끔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 말이 끝나자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깜짝 놀라 가슴이 한 번 크게 내려앉았다.


확진도, 결과도 아니었다.

다만 가능성 하나가

내 삶에 조용히 금을 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부터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늘 이어질 것 같던 일상은 갑자기 연약해졌고,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두었던 말들과 마음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만약 내가 정말 죽는다면,

나는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 앞에서

비로소 선명해진 나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사소한 후회들, 미뤄둔 감정들,

아이와의 흔들리던 관계까지도

이제는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려 한다.


죽음이 스쳐 지나간 그 순간,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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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