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달리기 열풍'이다.
산책을 하다 보면 젊은 런너들의 발에 치일 만큼 많이 달리고 있다. 그들을 볼 때 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참 좋은 때다'.
아닌게 아니라 운동 중에서 달리기는 가장 손쉬운 운동이면서 효과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달릴까?' 생각이 들면 편하게 입고 양말신고 운동화신고 밖에 나가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 달리기가 아니던가. 그런데 중년들에게는 아무리 '달릴까?' 하는 마음이 든다고 해도 문밖을 나갈 때 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운동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나처럼 몸집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달리다가 무릎이 나가면 어떻게 하지?'
'심장에 무리라고 가면 어떻게 하냐고?'
'달린다고 하면 등에 땀이 날 정도는 해야 할텐데...버틸 수 있을까?'
무슨 42. 195 킬로미터 마라톤을 나가는양 오만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유가 뭘까? 그렇다. 달려보지 않아서 그렇다. 게다가 나이를 먹어서 그렇다.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걷기'였다.
중년에게 걷기는 훌륭한 운동이다. 무릎이나 심장에 무리가 갈까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제법 괜찮은 조깅화나 워킹화 하나만 있으면 지금 입고 있는 옷 그대로 밖을 나가도 괜찮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눈에 띠는 효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시속 6킬로 미터 정도(트레드밀에서 걸어본 속도) 파워 워킹을 한다고 해도 20~30분이 지나야 슬슬 몸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운동이 '걷기'다. 오랫동안 걷기를 한 뒤에 나는 '걷기'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이라고 결론 내렸다. 현.상.유.지. 운동이라고 말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 나는 '걷기 운동'이 조금 심드렁해졌다. 그 뒤부터 거의 매일 한 시간 정도 하던 걷기를 하던 것이 이틀에 한 번 정도 하더니 이제는 거의 주말에 1~2시간 몰아서 걷는 정도로 물러나 버렸다. 주말의 걷기 뒤에 집에 돌아와서는 걸었던 시간만큼 곯아 떨어져야 하는 건 작은 후유증이고.
젊은 친구들처럼 마구 달리고는 싶지만 작심삼일로 그칠 게 뻔 하고, 걷기를 다시 활성화하기에는 심드렁하고...뭘 할까 고민하면서 운동을 '전혀' 안 하는 상황으로 보내다가 거의 1년이 흘렀고, 5킬로그램이 훌쩍 넘어가면서 '건강한 돼지'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건강한 건 주말 걷기 덕분이 아닐런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 해결책을 찾아야겠다고 고민하다가 찾아낸 것이 '슬로 조깅'이다. 책벌레인 난, 가장 먼저 슬로조깅에 대한 책을 찾았고, 책을 완독한 후 나처럼 건강한 돼지이거나 중년이거나 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운동이란 걸 알았다. 며칠 동안 실제로 '슬로조깅'을 하고 난 뒤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내 친구들에게 이 책을 소개할까 한다.
제목도 슬로조깅, 이 운동의 창시자인 '다나카 히로아키' 선생이 쓴 슬로조깅 교과서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건 초등학교 1학년도 아는 진리다. 이 좋다는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꾸준히' 할 수 없단 거다. 그리고 좀처럼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는 거다. 요즘처럼 골프다, 테니스다, 자전거다, 요즘 같은 조깅이 열풍이 불지만 1~2년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열풍이라 불릴 만큼 유행이 되는 건 운동을 하면서 입는 옷과 운동화, 그리고 장비 등 온갖 운동용품을 함께 사는 것도 한몫을 한다. 하지만 슬로조깅은 한 번 익혀두면 정말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게다가 효과도 좋다. 무리할 것도 전혀 없다. 쉽게 말해 슬로 조깅을 알고 한번만 하는 사람은 없을 운동이다.
슬로조깅은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 정도 되는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조깅이라는 단어 자체가 전력질주를 한 뒤에 가볍게 몸을 풀 듯 걷는둥 뛰는 둥 하는 운동을 뜻하는 것을 보면 슬로 조깅은 그나마 가벼운 달리기를 '느.리.게.' 하는 운동이니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이 아닐까. 실제로 슬로 조깅의 달리는 평균속도는 시속 '4~8 킬로미터' 라니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내가 트레드밀에서 파워워킹을 하면 시속 6킬로미터를 50분 정도 걷는데, 컨디션이 좋으면 중간에 6.5 킬로미터를 걷는 정도였다. 그런데 슬로 조깅은 내 걷기 속도로 달리는 시늉(?)을 내는 것이다. 1초에 3보 정도로 가볍게 가볍게 달리는 건데, 이 운동같지 않은 운동이 제법 효과가 있다. 아니, 걷기보다 월등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저자에 따르면 달리기는 다리 근육 중에 속도를 높여주는 '속근'을 키운다면 슬로조깅은 지구력을 키우는 '지근'을 키워준다. 그래서 슬로조깅을 제대로 배우면 마냥 달릴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슬로조깅을 제대로 배우고 난 사람들이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하니,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하겠다. 실제로 달려보니 파워워킹을 할 때 보다 훨씬 더 빨리 몸이 더워지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같은 속도 같은 시간을 '달리는 시늉'을 한 것 뿐인데 효과는 세 배 정도 더 난 것 같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년들의 '체중 감량'을 특히 강조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방에 배와 둔부에 쌓이기가 쉬워 이른바 '배둘레햄'이 되는데, 슬로조깅은 복부지방 특히 내장지방 연소에 특히 강점이 있다는 것. 이 얼마나 반가운 소리가 아니던가. 슬로조깅의 '달리는 시늉'도 별것 없다. 쿵 쿵 소리를 내며 달리는 것이 아니라 짧은 보폭으로 앞발로 콩 콩 찍 듯 사뿐거리며 1초에 3 걸음 정도 하라는 것이다.
책을 읽고 '설마, 정말?' 하는 생각에 유튜브를 뒤져보니 반갑게도 KBS 의학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슬로조깅을 다룬 프로그램이 있어 살펴보니 '오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책에서 전하는 생생한 정보는 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 친구들은 이 글을 읽고 슬로 조깅에 구미가 당기걸랑 이 책을 먼저 읽고 프로그램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그럼 다음 날 슬로조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다음날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슬로조깅을 시작한 이상 단기적으로 최근 1년간 늘어난 5킬로그램을 다시 내 몸에서 덜어내기로 작정했다. 욕심을 갖자면 올해가 가기 전 5킬로그램을 더 덜어내고 싶다. 그 과정을 글로 남겨보고자 생각하고 있다. 아직 1월이 지나지 않았다. 새해 목표가 없거들랑 이 글을 읽는 친구들도 슬로 조깅에 함께 참여하기를. 개인적으로 올해 선정한 의학부문 '올해의 책'이, 이 책이 될 것 같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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