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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Mar 18. 2024

잠을 귀하게 여기는 자, 귀인이 되리라!

<일하는 당신을 위한 최고의 수면법> 북리뷰


암발병 원인의 '0'차 원흉, 부족한 잠!



난 얼마전까지 암환자였다(대장암 3기). 환자였던 시절, 내 머릿속을 사로잡은 건 'Why me? 왜 하필 나인가?' 하는 거 였다. 이런 의문을 풀고자 병상에 누워 암관련 환자의 수기와 의학관련서 등 수백 권을 찾아 읽었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하나였다. '재수가 없어서'. 그렇다. 암세포는 성인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체내에 품고 살고 있다. 단지 면역체계가 건강해서 이를 누르고 있을 뿐, 암세포는 우리의 건강을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그럼 암세포가 우리를 집어삼킬 때가 언제냐?' 하는 질문이 들텐데, 바로 '스트레스와 수면에 시달릴 때' 이다. 내가 병에 걸렸을 때 잘 아는 의사 후배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형님이 살아온 과거의 총합이 암을 일으킨 거에요."


너무나 모욕적인 말이라서 화를 내고 싶었지만, 하나도 틀린 말이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 말이었다.

맞는 말이다. 나는 매일 매일 스트레스를 달고 살았고, 잠을 많이 자면 마치 인생이 낭비되는양 졸려서 쓰러질 때 까지 버티다 잠들고 최대한 빨리 일어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결국 암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몸뚱이가 되어 나를 집어삼킨 것이다.


완치 후 2년 째가 된 지금, 내가 가장 철저하게 지키는 건 바로 수면이다. 깊은 절의 스님처럼 면벽을 하고 수도를 하지 않는 한, 인간세상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단지 얼른 풀어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외부와 내부의 결합체라면 '수면'은 내가 통제가능한 영역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도 늦어도 1시에 최소한 6시간을 자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난 지금, 무척 건강하다.



<< 대장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면서 쓴 richoy의 책>>


행복하고 싶다면 0순위로 챙길 건, 충분한 잠!


꿀잠을 자고 나면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다. 잠을 자는 동안 뇌 속에 쌓인 피로물질을 뇌척수에서 분비된 아데노신이 깨끗이 씻어줘서 새로 태어난 기분을 내게 해 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비유하자면 100% 충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경험해서 잘 알겠지만 스마트폰은 30%만 되면 '어, 큰일인데?' 하며 불안해진다. 이렇듯 부족한 잠에서 깨어 하루를 보내면 하루 종일 찌뿌둥하고 불안해진다. 짜증과 불만, 스트레스는 덤으로 따라온다.


나는 투병생활을 하면서 잠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일하는 당신을 위한 최고의 수면법> 그런 차원에서 읽었다. 수면관련서로 가장 손꼽히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라든지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과 같은 명저는 이미 몇 번을 읽은 바 있지만, 워낙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더 나은 수면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업데이트하고자 수면관련서가 신간으로 나오면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 읽는다. 이 책도 그런 의도에서 찾아 읽은 책이었다. 일본인 수면전문가가 쓴 이 책은 일본인 답게 '실용적'으로 썼다. 쉽고, 편하게 읽혔다. 그 속에서 나는 적지 않은 알찬 지식과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좀처럼 잠 못드는 현대 직장인을 위한 꿀잠팁 대방출!


이 책은 온전히 직장인을 위한 수면법을 담은 책이다. 그래서 좀처럼 잠 못드는 현대 직장인의 꿀잠을 도울 다양한 수면법을 알기 쉽게 그리고 적용하기 쉽게 담았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수면 상식들도 많이 만나는데, 정반대였던 것들도 제법 많았다.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하루/일주일/계절/나이 별로 직장인이 밤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풀어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매일 밤 잘 자려면 업무 모드를 꺼야 하는데 목욕이나 샤워가 강제로 끄는 스위치가 된다는 사실이다. 이 방법은 나도 매일 적용하고 있는 방법인데, 매일 밤 샤워나 목욕을 하고 자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잠자리전 루틴이다(샤워는커녕 잠들기 전 세수도 억지로 하고 자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일주일을 잘 보내려면 금, 토 요일에는 부어라 마셔라 밤을 새워도 좋지만 일요일을 푹 쉬면 월요일을 편히 맞이하게 되고 한주도 잘 흘러간다거나, 일주일의 피로가 최고조에 이르는 요일은 목요일이므로 이 날은 술자리를 가급적 피하라는 조언도 흥미롭다(재미있는 건 술자리는 꼭 목요일에 많다).





주말마다 침실청소를 하라는 조언도 흥미로웠다. 내가 매주 토요일이 되면 베개와 이불 등을 모두 빨아서 뽀송뽀송한 침구로 한주를 보내는데, 저자 역시 이렇게 습관을 들이면 일주일 내내 숙면할 수 있다고 말해서 '옳커니' 했던 대목이다. 또 하나는 침대청소 부분이다. 내가 쓰는 청소기는 '다이슨DYSON'인데 침대전용 청소기로 매주 한 번씩 청소를 하는데, 이 역시 아주 좋은 숙면방법이라고 칭찬하고 있었다. 청소를 해 본 사람만 아는데 침대를 두들기며 청소하면 그 속에서 미세먼지 저리가라 할 만큼 많은 미세한 먼지들이 쏟아진다.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책 내용은 줄인다. 잠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백만불짜리이고, 잠의 소중함을 아는 이에게는 '옳커니' 하고 스스로를 칭찬해 줄 반가운 책이 되겠다.


한 꼭지글 당 세 페이지. 그 중 그림과 그래프가 한 페이지.

한마디로 화장실에서 볼일보면서 읽어도 열흘이면 완독이 가능하다.

그래서 말인데, 20~30대 청년들에게 특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는 게 많은 세상, 일 마치고 휴식이라는 명목으로 TV보고, 게임하고, 유튜브보고, 넷플 하다 보면 새벽 두 세시가 아니던가. 유의할 점은 '잠을 줄이면, 딱 그 시간만큼 명줄도 짧아진다'는 사실이다. 시간 아까워하다 제 명에 못 사니까, 이 책의 도움을 얻어 꿀잠을 주무시길.


이 책을 읽어 잠의 효능을 맛봤다면 앞서 이야기 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와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도 추가로 읽기를 권한다. 잠을 귀하게 여기는 자, 귀인이 된다는 점, 잊지 말기를!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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