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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Jul 02. 2024

도쿄 마제소바 , 더 이상 설명은 군더더기다!

해운대 추천 라멘 맛집 - 칸다소바 



하루 종일 내릴 것 같던 비가 잠깐 그치길래 저녁을 해결하러 

촐촐한 배를 안고 가족들과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웬만한 맛집은 맛을 본 터라 새로운 곳, 괜찮은 곳 어디 없나 하며 

찾던 중. 구남로 큰 길 옆에 노포가 내려져 있는 곳을 발견했다. 


도. 쿄. 마. 제. 소. 바. 라고 써진 노포 안쪽 아담한 식당엔 손님 둘셋이 모여 앉아 

한창 식도락 중이었다. 


오늘은, 여기다! 신전 소바, 칸다 소바집을 소개한다. 





마제루 즉, 섞어먹다는 동사에서 비롯된 마제소바는 말 그대로 '비벼먹는 소바' 다. 

얼핏 심심할 것 같은 이 마제소바는 맛을 내기가 까다로워 

일본 현지 요리사들도 좀처럼 손대지 않는 요리다. 


그런데 살펴보니 일본 현지 요리대회에서 마제소바로 1등을 먹었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이 대회 저 대회에 꽤 많이 나간 것 같았다. 

일본 방송에서도 소개된 듯한 요리사, 왠지 소바 맛이 묵직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요리는 좀 고집스러운 요리사가 내는 집이 맛있다. 

오래된 노포가 맛집이듯 세상 입맛에 휘둘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맛을 내는 곳, 

그래서 맛을 쫓는 손님들이 단골이 되는 곳이 맛집이 아니던가. 





일본 어느 식당은 하루 100인 분만 판다. 

노인 부부가 하루 종일 준비하는데 딱 100인 분이 둘이 일을 할 수 있는 최대 분량이라는 것.

그래서 몇 시가 되든 100인 분이 모두 팔리면 품절!이라 써놓고 문을 닫는다. 

다음 날 장사 준비를 해야 하니까.


요릿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세상 사람이 모두 내 손님이었으면 해서 만들어 낸 것이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이런 건 '파는 놈의 욕심'일 뿐. 


본점이 맛있는 건 처음 만든 요리사의 솜씨!가 끝내줘서 인데 

그 훌륭한 맛에 반했다고 '나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내는 것이 체인점이 아니던가. 

사실은 '나도 그런 맛을 내보고 싶다'가 아니라 '너처럼 돈벌고 싶다'는 속셈이 아니던가. 




장사는 매매다. 

비즈니스도 매매다. 


매매를 파헤쳐 보면 사고 파는 행위 되겠다. 구분해 보면, 파는 일과 사는 일 두 가지 갈래로 나뉘는데 여기서 어느 쪽을 택할 지 정하는 데서 흥하는 비즈니스와 망하는 비즈니스가 갈린다. 다시 말해, 


'내 가게는 000을 파는 곳 이다'라고 말하면 망하고, 

'내 가게는 000를 사는 곳 이다'라고 말하면 흥한다. 


차이를 굳이 말한다면, 바로 관점 VIEW POINT 가 아닐까. 


파는 곳은 파는 내가 주인이라면, 

사는 곳은 사는 손님이 주인이다. 여기서 승부가 갈린다. 


손님이 내 가게를 밖에서 보는 순간부터, 들어와서 요리를 먹고, 나가는 마지막 까지 

손님의 관점에서 가게를 셋팅하면 그런 집은 반드시 흥하게 되어 있다. 


짐작이 안간다면 망하는 대표 사례는 이런 거다. 


가게 앞에서 직원이 담배를 피우거나, 

온갖 금붙이를 휘어감고 향수내 피우는 사장이 매대에 앉아 있거나, 

화장실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면


곧 망하는 가게의 징조가 아닐까. 


이런 점에서 칸다 소바는 '흥하는 가게'의 표본이 될 것 같다. 





얼핏 밖에서 봐도 소바집인 걸 알 수 있고 소박하고 조용하다. 

온전히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차분함이 있었다. 




단촐한 메뉴가 마음에 들었다. 

돈코츠 라멘과 마제소바 아부라 소바.




자가제면을 하고 있어서 면발을 기대하게 했다. 






매장은 상당히 조용했다. 일본 노래가 낮은 볼륨으로 들렸는데, 손님들이 조용했다. 

그만큼 음식에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경험해 보면 알겠지만 정말이었다. 

요리를 만나면 거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훌륭했으니까. 






요리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군더더기다. 

이 정도 이야기 했으면 말 다한 셈이다. 


짧게 말하면, 


돈코츠 라멘은 일본에서 먹었을 때 보다 훌륭했고, 

마제소바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하기만 했다. 


둘 모두 면을 먹고 나면 필히 밥을 청해서 먹을 일이다. 

면으로 먹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세 숫가락 정도의 양을 주는데, 달라는 대로 더 준다. 물론 무료다.


진함와 깊이에 호불호가 있을 법한데, 

일본 면요리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 가볼 곳이다. 


마지막으로 망설이다가 이 글을 썼는데, '나만 알고 싶은 곳'으로 남겨두고 싶어서였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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