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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Aug 05. 2024

35회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 원서접수 첫 날!

오늘 09시부터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가 시작되었다. 



예상한 대로 수험생들이 몰려서 홈페이지가 아주 느리게 움직였다.  

전날 회원가입과 함께 사진 등록을 한 덕에 수고를 20분 만에 비교적 쉽게 접수를 했다. 

접수를 마치고 살피니 시험까지 약 80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여유롭게 생각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Q 넷 공인중개사 홈페이지>>



다 큰 어른에게 시험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시험이란 걸 치른 지 30년도 더 넘은지라 공부비슷한 걸 하면서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인강이지만 서너 시간동안 오롯이 앉아 강의를 듣는 것도 어려웠다. 집중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반면 집중할라치면 곧 졸려서 하루치 강의를 듣는데 대여섯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럼에도 제깐에는 '공부를 했다'고 인강을 들으면 '나는 지쳤어'라는 생각이 하루종일 나를 지배했다. 그런 때문에 예복습은 고사하고 교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오륙 개월을 보냈다. 아니, 흘려보냈다. 가짜 공부를 하면서.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온 뒤, 이틀이 지났을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치 개학을 앞둔 아이처럼 해야 할 숙제가 잔뜩 밀려 있다는 느낌이 나를 압도했다. 

그나마 충실하게 인강을 들은 과목 절반 정도는 그렇다 쳐도 나머지 절반은 손도 대지 않은 기분이 들어 '뭐야, 1차 시험에만 집중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핑계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건 '휴대전화 사용과 OTT 보기' 였다. 처음엔 마음이 불안해지고 눈이 자꾸만 그것들에 쏠려 오히려 집중이 더 안되는 듯 해서 '잘못한 선택은 아닐까' 우려도 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나아졌다. 오히려 인강을 들어도 뭔가 배우는 것 같았고, 슬슬 집중이란 녀석이 내게 찾아드는 걸 느꼈다. 


거의 매일 포스팅하던 블로그도 애써 무시하고 있다. 

구입한 책도 많아서 소개하고 싶은 책도 가득하고 쓰고 싶은 글도 많고 이야기꺼리도 많지만 어쩔 수 없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이런 저런 다른 웹사이트를 뒤지게 되고 마지막엔 OTT, 알지 않은가. 


가장 눈에 띄는 건 '시간이 넉넉해졌다'는 것. 

틈날 때 마다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되는 루틴 같았던 스마트폰이 내게서 멀어진 만큼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확실히 피로도 덜 하고 심신도 안정된 기분, 이 정도일 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효과였다. 


그렇게 일주일을 매달려 '부동산 공법'을 제대로 정리했다. 물론 인강을 들은 부분까지인 절방 정도였지만, 하나를 정리하니 나머지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단 기분이 확 들었다. '겨우 80일 밖에 안 남은 게 아니라 ...아직 80일이나 남았다'는 생각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정말 오랜만에 원서접수란 걸 해 보니 내가 시험을 치룬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암튼, 세상살이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이 나이에 시험이란 걸 준비할 줄은 몰랐으니까. 

마치 새로운 세상이라는 거대한 문 앞으로 한 발 두 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느낌, 유튜브나 OTT를 볼 때는 절대로 느낄 수 없을 거다. 어쩌면 나는 지금 내 인생의 80일간 라이브방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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