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고수들이 경험한 공통적인 독서방법(1)

혼독 - 혼자라면 읽을 때다 26

by 리치보이 richboy


제3부. 독서가가 되고 싶다면



26. 독서가로 거듭나는 독서법 - 조각(彫刻) 독서법(1)



“조각가가 조각품으로 탄생시킬 원재료를 갖고 있듯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 예술 활동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운명을 주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다. 재료를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빚어내는 기술은 공들여 배우고 계발해야 한다. “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위대한 다비드상도 한때는 평범한 돌덩이에 불과했다



미켈란젤로가 구슬땀을 흘리며 커다란 대리석 조각을 쪼고 있을 때였다. 한 소녀가 다가와 “왜 그렇게 돌을 깨고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바위는 그냥 돌덩어리가 아니란다. 저 바위 안에는 천사가 들어 있어. 지금 잠자는 천사를 깨우는 중이야.”


미켈란젤로가 장장 28개월이나 걸려서 완성한 다비드 상은 실제로 5.49 미터나 되는 엄청난 거인상이다. 마치 살아있는 듯 놀라운 다비드 상을 더욱 인상적이게 하는 스토리가 있는데, 다비드를 탄생시킨 커다란 대리석에 대한 역사다.

다비드를 담은 대리석은 원래 미켈란젤로가 태어나기도 전에 채석되었다. 대리석은 미켈란젤로가 태어나기 11년 전인 1464년 아고스 띠니 디 두치오라는 사람에게 처음 맡겨졌다. 하지만 아고스 띠 노는 그 대리석으로 뭘 만들지 결정을 하지 못해 끝내 조각을 포기하고 말았다.


대리석 조각은 미켈란젤로가 한 살이 되었을 때인 1476년에 안토니오 로셀리노라는 이름의 또 다른 예술가에게 다시 맡겨졌다. 아고스띠노도 그랬지만 안토니오 역시 이 대리석에 무엇을 새기면 좋을지 볼 줄 아는 안목은 없었던 모양이다. 미켈란젤로에 앞서 세 번째로 대리석을 만난 예술가는 우리가 익히 아는 위대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빈치 역시 조각을 포기하고 말았는데, 당시 다빈치는 조각이 예술의 가장 저급한 형태라는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그 역시 대리석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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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 명의 예술가, 그것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예술가를 포함한 세 사람이 미켈란젤로보다 먼저 조각의 기회를 얻었지만 대리석의 진정한 가치는 미켈란젤로를 만나서야 비로소 빛을 발했다. 미켈란젤로만이 바위 안에서 나중에 피렌체를 비롯해 훗날 전 세계인의 가슴에 영감을 주는 천사 다비드를 보았던 것이다.



기다림의 대명사 피그말리온


지중해에 한 젊은 조각가가 살고 있었다. 볼품없는 외모를 지녔던 조각가는 사랑에 대해서는 체념한 채 조각에만 정열을 바쳤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도 언젠가는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심혈을 기울여 상아를 재료로 실물 크기의 여인 나체상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그 조각은 누가 보더라도 완벽한 여인상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각가는 점차 그 여인상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가지게 되었고 나중에는 사랑의 감정으로 싹터갔다. 그럴수록 그는 더욱 정성스럽게 다듬었다. 마침내 여인상이 완성되자 조각가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사랑을 전하듯 매일 꽃을 꺾어 여인상 앞에 바쳤다.


어느 날 섬에서 자신의 소원을 비는 축제가 벌어졌다. 조각가는 신께 그 여인상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인간으로 살아나서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조각가는 간절한 마음으로 여인상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바로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여인상의 손에서 온기가 돌기 시작했고 여인상 전체에 점점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며 여인상은 점점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조각가의 순수한 사랑을 담은 기도를 받아들인 신이 그 조각을 아름다운 여인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조각에서 인간으로 변신한 여인과 결혼을 한 조각가는 파포스라는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간절한 사랑으로 신의 마음을 돌린 위대한 조각가의 이름은 ‘피그말리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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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화에 영감을 받은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1912년 <피그말리온>이라는 제목의 희곡을 발표했고, 이 희곡을 기초로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한 이 신화는 교육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로 잘 알려져 있다. ’ 피그말리온 효과‘는 무슨 일이든 기대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자성적 예언‘의 대명사다. 다시 말해, 처음에는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해도 마음속에서 믿고 행동함으로써 상대를 자신의 기대대로 변하게 만드는 신기한 능력이 우리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자성적 예언’보다 피그말리온의 ‘믿음에 대한 기다림‘에 주목한다. 거의 모든 세상의 일은 믿음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처럼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믿는 바 대로 꾸준히 행동할 때 비로소 변화하기 때문이다.



책이라는 정과 망치로 내 인생을 조각하라


조각을 하나 만들어내는 일은 기업을 일구어 나가는 일이나 삶을 창조하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 일단 대리석 원석을 쪼개고 나면 되돌릴 수 없듯이 우리의 조직이나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의 내면에 있는 천사 또는 거인을 찾아 깨울 것인가. 의식 혁명가이자 베스트셀러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앤서니 라빈스는 책에서 자신도 미켈란젤로처럼 ‘내면에 잠자는 거인’을 보았다며 우리 모두는 내면에 잠자는 거인, 즉 어떤 재능이나 자질, 그리고 자신만의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계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라빈스는 그 내면의 거인을 찾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책 읽기를 권했다. 평소 독서로 충분히 내공을 쌓으면 내면의 가치를 보는 시력이 생기고, 시력이 좋아지면 우리 내면에 잠자는 거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내 스승인 짐 론은 무언가 내용이 있고, 가치가 있고, 도움이 되며, 매일매일 새로운 것들을 가르쳐줄 수 있는 ‘책을 찾아 읽는 일’이 ‘먹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매일 30분 이상은 책을 읽게 됐다. 짐은 이렇게 말했다. ‘밥을 거르는 한이 있어도 독서를 거르지는 말게나.’ 이 말은 내 인생 최고의 신조가 됐다.”



사람들은 뭔가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온갖 종류의 변명들을 갖고 있다. 그 변명들은 결국 게으름으로 이어지고 결국 성취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미켈란젤로가 다른 세 명의 예술가들처럼 대리석을 갖고 뭘 할지만 생각하고 시작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쩌면 그 대리석이 오늘날까지 그 자리에 돌멩이인 채로 있을지도 모른다. 피그말리온 역시 남들과 비슷한 상아로 만든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했다면 사람으로 환생할 만큼 신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을 것이다.


조각품들은 보기엔 복잡해 보여도 의외로 작업은 단순하다. 떼어내고, 조각하고, 다듬고, 윤을 내기, 오직 네 개의 작은 공정이 있을 뿐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인생도 돌아보면 우리의 인생도 떼어내거나 조각하거나 다듬거나 윤을 내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 셈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토 다카시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는 책에서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조탁(彫琢)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보석과 같이 단단한 것에 무언가를 새기거나 쪼는 것을 의미하는데, ‘자신을 조탁한다’고 하면 자신의 내면을 파고든다는 의미가 된다. 닦거나 새기는 행위가 자기 안의 정서적인 행위와 겹치는 것이다.”



나의 내면에 숨은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는 예술가가 정과 망치로 대리석을 두드리듯 많은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성장해 가고 그만큼 아름다운 인생을 향해 나아간다. 그렇게 놓고 보면 우리는 스스로 인생의 조각가인 셈이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있는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라고 카프카는 말했다. 광고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웅현은 카프카의 말을 받아서 “책은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도끼다!”라며 그의 대표작 <책은 도끼다>에서 밝혔다.

나는 우리는 손에는 언제든 자신을 아름답게 조각해 나갈 수 있는 책이라는 정과 망치가 들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와 대화하는 것과 같다. 작가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책으로 엮어낸 것을 내가 많은 책 중에 골라서 읽는 것이 독서이므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내 앞에 앉아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말에 공감하고 의심을 보이기도 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진짜 작가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나의 인생이라는 위대하고 소중한 조각은 독서에 의해 다듬어지고 빛을 낸다. 책을 읽는 것은 쉬운 듯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는 것이 우리 인생을 조각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조금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당장 책을 읽어 손에 들린 정과 망치로 인생을 조각해야 할 일이다.


부모가 원하는 직장을 다니고 가족들이 원하는 월급을 받고 폼 나는 여가생활을 한다고 과연 스스로에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자연스럽게 질문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대답을 독서를 통해 스스로 얻어야 한다. 오늘 우리 안에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여 ‘나만의 걸작으로 탄생시키라’라는 말을 책상 앞에라도 붙여놓고 자기 암시를 해야 한다. 꿈은 하루하루의 현실이 누적될 때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현실은 꿈을 원동력 삼아 구체적으로 잡아야 한다.


아무리 멋진 대리석도 그대로 두면 돌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예술가가 끌 하나를 집어 들고 대리석에 대고 망치를 내리치면 한 조각이 툭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모든 조각 작품은 이렇듯 작은 망치질 한 번에서부터 시작된다. 위대한 그림도, 위대한 음악도, 모두가 장인의 작은 손놀림 하나에서 시작된다. 예술가는 몇 주 동안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왔지만 일단 망치를 들고 잘 겨누어 대리석을 때리지 않는다면 그 안에 있는 아름다운 조각을 끄집어낼 수 없다. 일단 시작해야 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 읽기가 좋은 줄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부담부터 갖는다. 책 앞에서 머뭇거릴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일단 마음에 드는 한 권을 집어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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