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도 소개하고 싶고, 당신이 어릴 대 좋아했던 모든 장소를 데려가고 싶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도 함께 하고 싶다.
이것은 특별하고 멋진 일이다. 당신의 입맛이나 취향, 시야 뿐만 아니라 당신의 일부분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다신의 정체성을 형성했고, 당신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아이들과 공유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는 의사가 되어야 해"라고 특정 진로를 노골적으로 강여해선 안 된다. 마찬가지로 작가인 로버트 그린(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은 부모들이 덜 노골적인 형태의 어떤 압력도 가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당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자녀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이 활동에 참여하거나 저 스포츠를 하길 강요하며, 예술이나 창업이 "위험"하다거나 창업자들은 "미쳤다"라고 말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로버트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는 내려놓아야 한다. 자녀가 꽃을 피우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자녀를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성장시키고 싶은 식물처럼 생각해야 한다. 자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놓아줄 필요가 있다. 자녀가 무언가에 대한 기질을 드러내면 그 방향으로 가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 기질이 자녀의 내면에서 매우 강력한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원초적 성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자녀의 원초적 성향을 어떤 방식으로든 방해해선 안 된다. 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당신의 기대를 버리자. 자녀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되도록 격려하자. 당신의 관심사를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자. 아이들이 타고난 원초적 성향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성향이 꽃을 피울 수 있게 도와주자.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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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변한다. 수시로 확확 변한다. 특히 키가 크고 체격이 커지면서 성격도 변하고 그에 따라 기질도 변하는 것 같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아이라는 세상은 매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완전히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에게 무엇이 되라고 말하기는 어불성설이다. 아이가 무엇이 되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야 왜 없겠는가. 그런데 그 바람을 아이에게 직접 투영하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남들이 좋다는 직업에 내 아이를 맞추려는 건 더욱 더 그렇다.
부모는 '아이의 인생은 이의 것'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바란다고 해서 아이가 변해줄 것도 아니고,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 쯤은 친구는 잘 알 것이다. 자네도 자네의 부모에게서 자라면서 겪어보지 않았던가? 부모의 말을 잘 들어서(?) 부모가 바라는 직업을 한다고 한들, 그 아이가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또 다시 고민할 문제이고, 그런 자녀의 모습이 진정 부모가 바랐던 모습인가 물어야 한다.
의사인 내 친구는 "의사가 되어 기쁜 건 내가 아니라 나의 배우자다."라고 술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해 말한 바 있다. 저는 병실과 수술실에 갇혀 피칠갑을 하고 있는데 모든 과실은 배우자가 다 따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원했던 건 의사가 아니었다며,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결국 이혼을 했다마는, 늦게라도 행복을 찾았을 지는 의문이다.
라이언은 아예 아이에 대한 '당신의 기대를 버리자'고 말한다. 그렇다. 부모가 아이를 키운다고 해서 아이의 미래까지 점지할 권리는 없다. 부모가 아이의 장래 직업 등을 제멋대로 설정하고 중고등학교와 학원, 과외 등을 그에 맞춰 시도했다가 그것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말한다면, 부모의 플랜에 아이가 따라가지 못했다고 과연 실패한 것일까. 감히 누가 그러라고 했던가. 이야말로 아이의 미래에 대해 함부로 제단한 것이 아닐까.
아이가 학업에 열중하고 공부를 잘 하는 것과 아이의 미래가 '의사'로 정해지는 것과는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나는 아이가 잘 자라서 '훌륭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세간을 떠들썩 하게 하는 '바보였던 엘리트들'만 아니면 좋겠다. 염치를 알고 오만하지 않는, 그런 어른으로 자라기만을 바란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