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은 '변화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내 서재의 이름을 '식결재'라 부른다. '부족함을 아는 서재'라는 뜻인데, 방 안 벽을 가득 메운 책들은 '내 지식의 자랑'이 아니라 '내 부족함의 고백'인 셈이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고 여기고 있는데, 그 속에는 '고백하는 용기'가 숨어 있다.
반대로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제가 '책을 읽지 않아도 될 만큼 출중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자신을 둘러봄은 물론 '책이라는 존재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 되겠다. 뭐, 꼭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어느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삶 그 자체가 한 권의 책이니까. 하지만 내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인식하고 사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여부에 그 삶이 달려 있긴 하다.
'책을 읽는 사람은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다'라고 어느 독서가가 말했다. 크던 작던 제 삶속에서 최소한 자신의 내면만큼이라도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 나는 독서가의 이 말에 큰 의미를 둔다. 책읽기를 좋아하면 몸과 마음이 유연해지고, 심지어 뇌마저 말랑말랑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광고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박웅현이 쓴 <책은 도끼다>라는 책은 그 제목이 책 한 권을 다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은 도끼질과 같아서 나와 내 삶에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다. 나는 독서는 '정과 망치로 정질을 하는 것'이라고 평소 강의에서 말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돌처럼 굳어버린 뇌에 정질을 하는 셈이 되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뇌가 두부처럼 말랑말랑해진다는 뜻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떤 면에서 뇌과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해석이었다. 뇌가 말랑하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나이에 상관없이 젊은이의 뇌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꾸준히 책을 읽고 생각하고, 삶의 변화를 추구하다 보면 늙었어도 젊어지고, 젊었으면 그 젊음이 유지가 된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그야말로 희귀병이다.
좋다, 알겠다. 변화하고자 하면 책을 읽고, 젊어지고자 하면 책을 읽으면 된다. 그럼 어떻게 읽을까. 꾸준히 읽어야 한다. 매일 10분씩 읽기를 시작하다 보면 6개월 지나면 30분 정도로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그러다 한 권 붙잡았다가 시간을 잊고 완독하는 이른바 '홈런북'을 만나면 독서의 참맛을 느끼고 시간이나 장소에 게의치 않고 책을 읽게 된다. 그 정도가 되면 '독서가'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짧게 나마 리뷰로 소감을 남긴다면 '진정한 독서가'는 시작된 것이다.
'꾸준히'의 다른 말은 '노력'이다. 오늘 톨스토이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의 주제도 '노력'이 아니던가. "다른 건 모르겠고 쉴 새 없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 그 인생이 멋진 인생이다!" 라고 말하지 않은가. 친구의 멋진 인생에 '독서'가 포함되기를 바란다.
처음엔 의무적으로 읽자. 10분도 좋고 한 페이지도 좋다. 아니면 침대맡에 뒀다가 스마트폰 대신 읽다가 잠들어라. 도무지 시간이 없걸랑 화장실에 한 권 두고 똥싸면서라도 읽자(변비라면 조심하고~). 이런 노력이 시작되면 금새 변화가 시작된다. 삶의 여기저기서 변화가 느껴진다. 내 생각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습관 하나를 만들었더니 변화는 여러 가지가 생기더라." 이런 것을 베스트셀러 작가 챨스 두히그는 '코어해빗'이라 불렀다. 즉 핵심습관이다. 금주, 금연 같은 게 코어해빗이 될 텐데, 독서도 이 중에 포함된다.
내가 심하게 아파봐서 아는데, 인생은 잠깐 와서 놀다가 가는 정거장이다. 마음껏 놀려면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 하지 않을까. 좋은 습관 몇 개로 되도록 오랫동안 잘 놀다가 가면, 그게 최고다. 그 좋은 습관 중 하나가 '책읽기'라는 것, 잊지 말기를!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