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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제 먹은 것에 대한 고찰

by 리치보이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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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굶주렸다.


태초의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배에서 꼬로록~ 소리가 나고 배가 등짝에 달라붙을 때가 되면 먹기 위해 산과 들을 향해 걷고 뛰어다니며 먹을 것을 찾아 헤맸다. 운 좋게 먹을 것을 찾으면 다음에 못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배가 터지도록 먹고 그 자리에 누워 쉬었다.얼핏 게으른 것 같아 뚱뚱할 것 같지만 배는 항상 꺼져 있었다. 삼시 세끼를 챙겨 먹은 것이 아니라 언제고 배가 고파야 움직이며 먹을 것을 찾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배고픈 인간'은 그들의 기본값이었다. 그들에게 섭생, 즉 뭔가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노동이었다. 그들은 정말이지 살기 위해 먹은 것이었다.


살기 위해 먹었던 인간은 현재에는 '먹기 위해 사는' 형국이 되었다. 움직이지는 않고 하루 종일 뭔가를 먹고 있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만큼 움직여서 대사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잘이 찌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대로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은 그만큼 움직이지 않거나 운동량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을 먹는다는 의미이다.


"과식하면 나태해지고, 과음하면 금욕하기 어렵다"는 톨스토이 할아버지의 말씀은 나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경종이 된다. 배가 부르면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과음하면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이렇게 과식하고 과음하는 상태가 기본값이 되면, 정말이지 답이 없다는 것이다.


'과식과 흡연 그리고 음주'로 지적능력이라는 등불이 꺼뜨리면, 암흑을 걸어가는 것과 같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나는, 친구는 더 이상 홀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인이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었다. 과음을 하고 같은 블록에 있는 다음 술자리를 가는데 마침 주차장이 있어서 차를 옮기다가 이를 본 시민의 신고로 적발된 것이다. 한순간에 면허취소를 선고받은 친구는 당황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것은 둘째 치고 멀리 계신 노부모댁을 매주 찾아가서 챙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인은 후회막급이라며 한탄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과음은 제 뜻으로 마셨지, 누가 퍼마시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과식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고, 흡연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요 백해무익하다. 이 모든 것이 내가 먹고 마시고 피워서 생긴다.


친구여, '인간은 원래 굶주렸다'는 말을 기억하자. '함부로 먹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결국 나와 내 가정을 망치는 일'이란 걸 잊지 말자.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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