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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시대에 성공은, 그런 게 아니다

by 리치보이 richboy


누군가, 무언가가 될 아이들



E. H. 해리먼은 뛰어난 사업가이자 놀랍도록 좋은 아버지였다. 그는 탐욕스러운 사업가로 유명했지만 가정에서는 자상했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었다. 그는 인내심이 많았고 자녀들에게 좋은 가치관을 심어주어싿.


그는 아들의 교장선선생님에게 아들의 학교생활이 어떤지 묻는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교장선생님이 보낸 답장에는 어린 애버렐이 "공부를 잘 하고" 있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힘을 얻은 그는 아들에게 영어과목에서 성적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지' 묻는 편지를 썼다. "나는 네가 다른 과목들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알아. 네가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고 나는 네가 계속 성장해서 분명히 누군가,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단다."


완벽한 문장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만점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거나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성공은 반드시 다른 누군가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짐 발바노의 아버지처럼, 해리먼은 아들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아들과 같은 잠재력을 가진 사람에게 기대되는 것이 무엇인지 - 누군가, 무언가가 되는 것- 알고 있었다.


자녀가 반드시 경제적으로 성공하거나 최고의 권력자나 유명인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스스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작은 교회의 존경받는 교인이 되든, 입법부의 수장이 되든 누군가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자녀가 무슨 일이든 이루길 기대한다. 인생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 선물을 낭비하고 최소한의 일만 한다? 그것은 자녀와 우리 모두에게 실패다. 그러니 우리의 노력과 자녀에 대한 기대를 높여보자.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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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잠자리에서 내 손만큼이나 커진 아이의 손을 만지며 아이가 태어난 날 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간신히 잡았던 연두부 같은 피부의 작은 손을 떠올렸다. 그 순간 바라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건강하게 자라기만 해 다오' 이 말 뿐이었다.


아이는 매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란다. 1년 평균 6센티미터가 자라면, 키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것이 자라는 것이다. 심지어 머리통 속에 숨은 뇌까지 주름이 늘어나고 말이다. 그럴수록 내 아이는 누군가, 무언가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이의 성장은 세상이 바라는 성공, 부모가 바라는 성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제가 자라난 환경과 역량에 따라 변할 뿐이다. 서울대학교 내란과도 더 이상 최고가 아니고, 인원 적체가 시작된 의사도 최고가 아닌 것 같다. 내 아이가 자란 이후는 무엇이 최고일까?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제가 원하는 분야에서 실력발휘를 하면서 잘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이고 성공이 아닐까.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제가 하고픈 말을 온전히 할 수 있고, 남들과 공감하며 잘 지내고 사람들로부터 환영받는 인물이라면, 그래서 아이가 제 일을 좋아하고 행복해 한다면 아이가 무슨 직업을 갖든 성공한 것이 아닐까. 부모는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닐까. 그걸 알려면 내 아이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아무런 편견 없이 낯선 것에 호의를 갖고, 기꺼이 도전하고, 넘어지면 또 다시 일어나 시도해서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몸과 마음을 갖도록 길려주는 것이, 그런 아이를 응원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소 팔아 장남 명문대 대학보내고, 내 제사 챙겨줄 자식에게 전 재산 물려주는 시대는 벌써 옛말 말이 되었다. 그렇다면 자녀교육에 있어 성공의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 명문대, 최고의 직업이란 이른바 성공을 가르는 기준일 뿐, 그에 속하면 정말 성공인 것일까. 아이들은 결국 누군가, 무언가가 될 것이다. 아이가 그걸 즐기고 사랑하면 될 일이다. 부모는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아이가 성공했다고 느끼면, 그게 성공인 것이다. 나는 다만 아이가 그걸 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싶다. 소원이 있다면 내가 정신이 있는 동안 한껏 응원해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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