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자녀에게 부를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단한 인맥이나 우수한 유전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많은 아이들은 늘 불리한 입장에 있거나 인생을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있기 때문이다.
프린스턴 농구팀의 유명한 감독 피트 캐릴은 어린 선수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의 아버지는 스페이 카스티야에 있는 레온 지방 출신으로, 베들레헴 철강회사 노천에서 39년간 근무하셨어. 아버지는 매일 출근하기 전, 우리 남매에게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강조하셨단다. <이 세상에서는 크고 강한 자가 항상 작고 약한 자의 것을 빼앗지만, 똑똑한 자는 강한 자의 것을 빼앗는단다> 라고 말씀하셨지."
두뇌를 활용하라는 것은 아버지가 전하는 소박한 지혜다. 이것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언제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약자들의 비밀 무기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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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훔쳐갈 수 있어도 지식은 훔쳐갈 수 없다."는 유대인 속담이 있다. 붉은 별을 달고 독일 장교의 손가락 하나 까닥거리는 여부에 따라 목숨을 빼앗기던 유대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던 자는 '독일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지식을 갖은 자' 였다.
내 평생을 다하도록 부족함 없이 살고도 부가 넘쳐서 자식에게 물려줄 만큼 부유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사람은 백명, 아니 천명 중 한 명이 될까 말까다. 그런데 교육열은 부자보다 월등해서(부자는 아이를 굳이 출세시킬 이유가 없잖은가) 그들과 어깨를 견주며 사교육비를 쏟아붓는다. '명문대 입학'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인데, 그 가성비는 날로 떨어지고 있음은 '사교육비에 시간과 돈을 써야 할 지, 말아야 할지 몹시 갈등' 하게 한다. 그런 상황에 놓은 건 지구 반대편의 라이언도 못잖은가보다.
'두뇌를 활용하라'는 말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두뇌가 좋거나, 학습능력이 뛰어나거나, 규범성이나 성실성이 뛰어난 아이라면 학업에 열중해서 명문대를 노려볼만 하다. 하지만 이러한 요건이 없거나, 학업에 관심이 없는 듯한 아이라면 다른 무엇, 그러니까 아이가 좋아하는 영역의 것에 관심을 두고 그 부분의 역량을 키우는데 노력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부모들은 학업성적이 우수해서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중에 '공부 빼고 다른 것은 잘 하는 게 없어서 공부만 했다'는 학생들이 적잖다는 걸 알아야 한다. 또한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은 부모나 그 위 세대들처럼 출세길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리그'에서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한편 이렇게 노력해서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한 우수한 인재들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이건 내가 꿈꾸던 직장이 아니야' 라며 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명문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들어가게 하는 게 부모의 숙제가 아니다'는 것이다. 세대도 다르거니와, 경제상황도 빠르게 변해서 우리가 설정하는 계획이 환경을 따라가질 못한다는 거다. 그 점에서 보면 아이가 잘 하고,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그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운이 좋게 남들이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이라면 '차별성'을 키울 수 있어 주목받기가 쉬울 것이다. 이 정도 사고를 확장시키면 선택의 영역이 넓어진다.
바로 이 때 '두뇌를 활용하라'가 적용될 것이다. 똑똑한 아이, 즉 아는 것이 많은 아이는 주목받기 쉽고 여기저기서 좋아하는 인재다. 아는 것이 많은 아이는 '공부를 잘 하는 아이'가 아니라 '경험이 풍부해서 모르는 게 없는 아이'라든지 '한 번 관심을 두면 끝을 보는 아이라서 앎에 대한 깊이가 깊은 아이' 들을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풍부한 경험과 깊이를 갖추려면 '독서력'은 필수다.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간접경험은 '독서'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책읽는 습관을 가진 아이는 커서 어떤 직업을 가진다 해도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이 말하는 '퍼플카우'가 된다. 무리들 속에서 낭중지추처럼 돋보이는 사람이 된다는 소리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더 나은 평가를 받는다면 부모로서 이보다 훌륭한 일이 어디 있을까.
틈나는 대로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면 책을 통해 얻는 지식과 경험칙이 씨줄이 되고 날줄이 되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네트net 즉 그물이 될 정도로 촘촘해진다. 또한 어느 상황이 와도 대처할 능력이 생기고, 그만큼 자신감도 늘어난다. 책읽기는 궁극적으로 경청, 즉 작가의 말을 듣는 일이다. 그래서 독서력이 높은 사람은 경청도 잘한다.
아는 게 많아지면 느는 건 말빨이다. 풍부해진 지식과 그로 인한 자신감은 자연스레 말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어디 그 뿐인가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이 많아지면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책리뷰를 하던지, 일기를 쓰던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다보면 실력도 점점 늘어난다. 누구를 만나도 대화할 수 있고, 조리있게 말하고 설득력을 갖춘 주장을 펼치면 여기저기서 찾는 사람이 된다. 독서가 리터러시literacy 즉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능력 모두를 키워준다는 말은 그 뜻이다.
명문대를 보내지 못할 것 같아 안전부절할 일이 아니다.
아이에게 읽히고 읽히고 읽힐 일이다. 그러려면 부모도 함께 읽을 일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시키면 절대로 안 하지만 부모가 하는 짓(?)은 말 하지 않아도 꼭 따라 하니까 말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