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의 모교에서 학부모 약 90여 명을 모시고 내 책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에 대한 강의를 했다. 책을 쓰면서 계획했던 것인데 이루게 되어서 기뻤다. 보통 학교에서 강사를 모시면 50명 정도가 오는데 이번에는 신청도 많았고 참석률도 높았다고 학교 관계자가 전했다. 그래서 더 보람이 났다.
작가가 책을 한 권 쓰려면 최소한 1,000시간이 걸린다. 책 속에 담긴 지혜 즉, 지식과 경험이 버무려진 전혀 새로운 통찰들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빼고, 온전히 집필하고 편집해서 책을 내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이런 작업을 온전히 돈으로 바꾼다면 상당할텐데, 책을 사주는 독자가 많지 않아서 책을 내는 기쁨은 잠시 뿐, 판매율에 기운이 빠진다.
그 점에서는 강의도 마찬가지다. 오늘 같은 경우도 전교의 학부모는 약 천 명이 되는데, 오늘 참석한 학부모가 90명이니 채 10퍼센트 남짓, 하지만 강사로서는 적지 않은 숫자, 고마운 숫자다. 이들을 위해 책 속에 숨은 지혜와 책에 담지 않은 날것을 경험들을 약 두 시간에 걸쳐 이야기 했다. 자녀들을 위한 강의인 덕분인지 열의는 대단했고, 강의 후 들어온 질문들 역시 날카로웠다. 하지만 나는 잘 안다. 이 많은 청중들 중에서 오늘 강의를 통해 얻은 지혜를 나름의 방식으로 실천해서 자신의 자녀에게 적용할 사람은 10퍼센트인 열 명 남짓이라는 것을.
그 만큼이라도 있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을 배운다는 것은 이토록 힘들고 어렵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것은 배우기도 어렵고, 이를 삶에 적용하기는 더 어려워서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배운 바를 익히고, 삶에 적용하고 실천해서 새로운 무엇을 얻어낸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그래서 톨스토이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남들의 지혜를 받아들이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오늘을 계기로 나의 책을 읽는 독자가 늘어나기를. 그리고 자녀들의 책읽기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