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포드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그가 대학에 다닐 때 수강한 학업 과정이다. 그는 회고록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작문 수업과 공적 말하기 수업을 꼭 들을 것이라고 쓸 정도였다. 글을 잘 쓰고 청중 아페서 자신감 있고 명료하게 말하는 것은 리더로서 그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사용한 두 가지 주요 기술이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가장 적은 교육을 받은 기술이기도 했다.
포드가 대학을 다녔던 때로부터 많은 것이 변했지만 이것만은 크게 변한 게 없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아이들은 체육 시간에 필수적으로 춤을 배우지만, 공개 연설과 토론 수업은 선택적인 과외 활동이다. 얼마나 맏로 안 되는 일인가? 마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객관식 시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아이들은 표준화된 시험으로 평가받는다. 사실 표준화된 시험의 지문과 질문은 잘못된 글쓰기와 효과적이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의 전형일 때가 많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커뮤니케이션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될 것이다. 아이들을 대비시키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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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라이언은 '말하기와 글쓰기'를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았다. 십분 공감한다. 왜냐하면 라이언의 말대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커뮤니케이션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친구의 자녀가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갖든,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의견을 말과 글로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된다.
나는 말하기를 이야기 할 때면 영화 <킹스 스피치>를 떠올린다.
https://youtu.be/4MUbtT-8LO8?si=PlVVjtdFwwz-8qxP
하루아침에 왕이 된 사내, 그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말더듬이'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 유모에게 따돌림을 받고 안짱다리를 치료한다고 다리에 억지로 부목을 대어 말 그대로 '죽다가 살아나는' 학대를 당한 공작(나중에 왕이 되는데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이기도 하다)은 그로 인해 '말더듬이'가 된다.
용감하고 리더십 있는 그는 자신이 말을 더듬는 사실에 해 치명적인 단점으로 여기는데, 심지어 자신을 '불량품'이라서 왕이 될 수 없다고 까지 한다. 하지만 어느 탁월한 언어교정사 덕분에 가까스로 호전되어 나중에는 방송으로 발표되는 '왕위수락'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최초의 연설이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연설이 되는데, 잔뜩 긴장한 말더듬이 왕이 과연 그 연설을 잘 할 수 있을지가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이다.
친구의 자녀가 왕이 될 리야 없겠지만, 대통령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지금은 중고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소년공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아니던가. 그 무엇도 가능한 세상이지만, 기본은 갖춰야 한다. 내가 뜻하는대로 대중에게 말할 수 있으려면 그만한 용기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피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소리내어 책읽기'가 최고이다. 소리내어 책읽기는 뛰어난 발성연습이자, 최고의 학습방법이다.
책을 소리내어 읽으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초등생의 경우 국어 교과서를 여러 번 읽으면 학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교과서는 100여 명의 국어관련 전문가가 집대성한 한 권의 책, 단행본으로 치면 수십만원짜리 정도가 될만한 책이다. 교과서의 단원마다 학습목표가 있고, 학습 방법이 있다. 교과서만 잘 읽어도 국어공부는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런 교과서를 여러번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읽기 공부가 된다. 아이들 더러 읽으라고 하면 열이면 열, 싫어한다. 하지만 '같이 읽자'고 하면 '그래 볼까?'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한 페이지씩 읽기를 권한다.
참고로 나는 내 아이가 1학년 때 부터 교과서를 한 페이지씩 읽었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이긴 사람이 서로 그림이 많은 페이지, 그래서 덜 읽을만한 페이지를 골라 읽기 게임을 하듯 읽었다. 이 정도가 되면 책읽기는 놀이가 된다. 6학년이 된 지금은 아이 홀로 책을 읽는다. 아빠가 읽는 속도가 느리고, 눈이 침침한 때문에 자꾸만 단어를 틀리게 읽는 게 답답하고 짜증이 나서 인 것 같다. 한편 함께 못해 서운하지만, 이 역시 자연스럽게 혼자 공부로 넘어간 거라고 생각한다.
읽게 하고 읽게 할 일이다. 안 되면 부모도 함께 읽어야 할 것이다. 읽으면 발음이 교정되고 목소리가 터지고 흉통도 넓어진다. 낭독은 노래를 닮았다. 자꾸만 읽으면 목소리도 좋아진다. 이 좋은 걸, 부모가 시키지 않은 것은 귀찮아서가 아니라, 이 좋은 걸 아직 몰라서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에게 읽게 하고, 함께 읽도록 하자, 제발.
글쓰기 역시 중요하다. 하버드 대학생들이 졸업할 때 더 듣고 싶은 강의를 꼽으라고 했더니 '글쓰기 수업'이라고 했다. 책을 많이 읽고, 거기다 소리내어 읽는 버릇을 기르면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내려 쓰는 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 글쓰기는 글을 잘 쓰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연필을 올바로 쥐는 법'을 길러야 한다. 이런 기술은 기본적이면서도 정말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초반에 제대로 습관이 들지 않으면 평생 동안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연필 쥐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 글을 쓸 때 허리가 틀어지지 않고, 그래서 눈이 나빠지는 불상사도 없앨 수 있다. 실리콘으로 만든 연필교정기가 있으니 이런 도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 글쓰기의 대표주자는 일기와 독서록이다. 글쓰기는 글자를 쓸 줄 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고백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건 내 안에서 나를 꺼내는 작업인데, 쉬운 듯 쉽지 않은 일이다. 다시 말해 어려서부터 일기를 꾸준히 쓰면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어른이 되어서도 쓸 수 있지만, 어른이 된 어느 날 그런 내용을 쓰려고 하면 억만금을 줘도 못 쓴다. 바로 용기가 나지 않아서다. 이런 용기를 내는 것도 습관이 필요하다니...어처구니 없지만 사실이다.
내가 매일 이렇듯 글을 쓰는 것도 '매일 글을 쓴다'는 것과 '내 솔직한 생각을 내려놓는다'는 용기를 매일 단련하기 위해서란 걸 알아야 한다. 이렇듯 매일 쓰다 보니 이젠 휴일에도 쓰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가 되었다. 습관은 힘이 세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일기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생각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 쓰는 게 좋다. 앞서 말한대로 이런 건 매일 매일 써야 자연스럽게 고백할 용기를 낼 수 있단 걸 기억해야 한다. 일기를 잘 쓰지 않는다면 독서록을 쓰기를 권한다.
독서록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스탬프를 찍는 그런 일이다. 책의 안쪽 빈공간에 책을 구입한 날짜와 책읽기를 마친 날, 그날의 느낌, 책을 읽을 소감들을 기록해 두면 나중에 서재 전체가 독서록 이 되며, 독서일기가 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초등생의 독서록은 독서노트에 연필로 써야 하는데, 주로 주간동안 숙제로 해야 하는 것들이어서 '지겨운 글쓰기'로 취급 받는다. 하지만 책을 읽고, 이에 대한 느낌을 글로 내려 놓는 일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다. 이를 통해 책을 요약할 줄 알고, 책에 대한 느낌과 감상을 글로 쓰는 용기를 경험하며, 기록으로 남김으로서 개인적인 서사를 만들어내서 이다. 나중에는 훌륭한 독서이력이 됨은 물론이다.
지적능력을 갖춘 자라면 말할 줄 알고, 글로 쓸 줄 알아야 한다. 듣고 읽은 게 인풋이라면 앞의 것들은 아웃풋인데, 이것들은 곧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므로 자녀가 어른이 되어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중요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몇 번인가 말했지만 100명의 아이들 모두 의사가 될 수는 없다. 내 아이가 무슨 일을 하든, 설령 의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직업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관찰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내 아이에 대해 가장 깊은 관심을 가져줄 사람은, 부모 밖에 없느니까 말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