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의 책읽기는, 오롯이 부모에게 달렸다

by 리치보이 richboy


아이들은 이것에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도 책과 함게 키우지 않고는 자녀를 양육할 권리가 없다." - 호러스 맨



B=f(P,E)


행동(B)은 개체(P)와 그들의 환경(E)의 상호 함수관계에 있다. 우리의 습관, 행동, 삶은 주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이것은 부모인 우리에게 무엇을 의마할까?

우리는 대체로 아이들의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수단과 목표를 갖고 있지만, 그 수단 안에서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통제한다. 영향력, 색깔, 분위기, 사람들, 상호작용. 그리고 물론 아이의 지적 발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이다.


아이들이 독서가가 되기 바란다면, 설계자가 하듯이 독서가의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좋은 책, 바보 같은 책, 짧은 책, 긴 책, 중고 책, 새 책 등 아이들을 다양한 책으로 둘러싸야 하낟. 집에 책들을 눈에 잘 띄게 놔둬야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이나 독립 서점을 방문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아이들이 독서가가 되겠는가?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중에서...

=================================


아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도서관을 가거나 서점을 가서 책을 빌리거나 사는 일을 만들면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돌아오는 길에 맛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아이스크림을 사 주면 '책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이렇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백 번 낫다.


나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20만원 어치 책을 산다. 그래서 집안 곳곳에 책이 쌓여 있다. 아내에게 늘 구박을 받지만,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개의치 않고 계속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는 책과 점점 친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읽고 독서록을 쓴 것을 보고 놀랐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읽기 어렵다, 재미 없다'며 포기했던 책인데, 엊그제 불쑥 꺼내들어 읽고는 '고전소설의 형식을 이해할 것 같다'고 말하길래 깜짝 놀랐다. 설마, 고전소설 달랑 한 권 읽고 어떻게 전체를 평가할 수 있겠냐마는 아이가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초등 저학년에는 책 읽는 재미에 빠져야 한다. 그러므로 제가 좋아하는 책, 읽고 싶다는 책은 아무런 필터링 없이 사주던지 빌리던지 아무튼 구해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다. 아이가 너무 빨리 읽는다고, 만화책을 읽는다고, 판타지만 읽는다고 걱정하지 말라. 부모인 친구, 자네는 그 조차도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런 걱정을 하려거든 자네 먼저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읽어보기를...


초등 중학년이 되면 읽을 책에 대해 말할 차례다. 재미난 책 수십 수백 권을 읽으면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익숙해졌다. 한마디로 아이의 뇌가 '책 읽는 뇌'로 습관이 되었다는 소리다. 이 말은 곧 읽는대로 머리에 남길 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 정도가 되면 "이 책 어땠어?"라고 물어봐야 한다. 아이가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말하거나, 평하거나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나아가 글로 써 보게 하면 제일 좋다.


요즘 아이들은 글 쓰기를 워낙 싫어한다. 글쓰기에 친할 만큼 익숙한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인데 작문까지 하라고 하면, 차라리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컴퓨터와 친한 아이라면 연필보다 익숙한 키보드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내가 지난 해 쓴 책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에 상세히 기록해 뒀으니 읽고 참고하길 바란다.


이런 식으로 발전해서 초등 고학년이 되면 한 두 시간이면 책 한 권을 읽고, 5분 정도 이 책에 대해 말할 정도가 된다. 이 때에는 '초등학생이라면 읽어야 할 책'을 찾아 읽을 때가 되었다. 문학을 비롯해 사회, 경제, 정치, 인문, 철학, 과학, 의학 등 청소년을 위한 관련서가 정말로 많다. 이런 책들을 찾아 읽으면 '나는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키울 수 있다. 나아가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국어와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과목관련 성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과정은 오랜 시간을 걸쳐서 생기며, 오로지 책을 읽으면서 만날 수 있는 일이다. 학원이나 과외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 아이 혼자서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들어내야 하는 일, 이렇게 하다 보면 책읽기를 즐기는 '독서가'가 된다. 내 아이가 독서가가 되고, 안 되고는 부모인 자네에게 달렸다. 어떻게 할텐가, 친구! -richboy



다운로드_(92) (1).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지말아야 할 것, 필요없는 것을 관두면 벌어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