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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저하가 가져올 내아이의 어두운 미래-문해력 격차

by 리치보이 richboy

지난 달 초등학교 학부모를 위한 '자녀독서'를 주제로 한 강연에 100명 가까운 학부모가 참석했다.


평소의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이었다. 강연에 임하는 학부모의 열의도 대단했다. 90 분 동안 강연에 집중한 것도 모자라 30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질문이 이어졌다. 그만큼 '자녀의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었다. 학부모들이 이러는 데에 이유는 뭘까?그만큼 자녀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하루이틀 된 이야기가 아닐 뿐더러 문제점이 날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디지털 키즈라는 것. 초등학생은 고사하고 미취학 아동까지 자신의 폰을 들고 거의 무방비 상태로 스마트폰에 심취해 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려면 우선 '책을 읽어야 할 환경'에 노출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심심해야 하는데, 손 안에 든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들이 심심할 틈이 없다. 오히려 스마트폰 때문에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제한 없이 영상을 보거나, 통화와 문자, 카톡을 하면서 오해로 인한 다툼과 사이버블링이 끊이질 않고 나아가 이로 인한 부모들의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 현실에 부모가 주로 우려하는 건 아이들의 학습능력 인데, 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아이는 나중에 '읽지 못하는 어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는 책이 있어 냉큼 집어들고 읽었다. EBS 프로그램 <당신의 문해력>으로 유명한 EBS 문해력 시리즈를 기획 연출한 민정홍과 김지원이 공동으로 펴낸 책, <문해력 격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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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마디로 '부모가 현재 우려하고 있는 일들이 다가올 미래에 현실일 될 것'이라고 단단히 경고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문해력 격차'는 심하게는 5년이나 벌어지고, 이러한 격차는 점점 심해져서 '책을 읽는 어른'과 '책을 읽지 못하는 어른'으로 구분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말한다. 한편 학부모들이 독서와 관련해서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과학적인 실험결과들을 토대로 속시원하게 밝혀주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초등 1학년 교실, 문해력 발달 격차는 최대 5년

* 빨리 읽기는 문해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 중학생 10명 중 9명이 어휘력 부족, 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

* 책 읽는 사람과 요약본을 보는 사람의 뇌 반응 차이

* 학년별 권장 도서가 문해력 격차를 부추기는 이유

* AI 시대, 질문을 강조하는 사회가 놓치고 있는 배경지식의 중요성

* 한국인이 가장 취약한 읽기 영역, 디지털 문해력을 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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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내용 하나 하나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놀랄 만큼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학부모라면 '요즘 아이들 책 읽지 않는 건, 당연한 거 아냐?' 내지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풍경이라는데?' 라며 내심 걱정하면서도 딱히 해결책을 찾지 못해 자위하는 분위기라면 책이 전하는 문해력 부족으로 인한 진실들은 내 아이의 머잖은 미래를 미리 보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경각심을 갖게 한다. 나아가 책 말미에 제시하는 문해력 격차를 줄이는 구체적인 대안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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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면서 아이의 독서교육과 국어 학습을 학원에 맡기지 않고 6년 동안 도맡아 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내서 지난 해 <아이성적 올려주는 초등독서법>을 펴낸 바 있는데, 이 책은 내 책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 책이 초등학 부모를 위한 버전이라면, 이 책은 중고등생 부모를 위한 버전처럼 느껴졌다. 특히 점점 벌어지는 '문해력 격차'는 학생들의 학업 뿐 아니라,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큰 격차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경고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야 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줬다.


그렇다면 '문해력 격차'를 좁힐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정마다의 처지와 형편에 맞춰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독서와 국어공부'가 잘 되어 있는 것은 비단 학업을 위해서 뿐 아니라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 줬다. 또한 학부모들이 유념해야 할 것은 독서를 비롯한 국어공부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해야 하고 자녀의 학습에 있어서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자녀를 키운다면 꼭 일독 해야 할 문제의 책이다. 내 아이의 문해력 증진 방법은 학부모가 이 책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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